완연한 봄기운에 어디든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푸릇푸릇 새싹 돋는 봄, 산뜻한 봄바람 맞고 자연 속에서 한껏 시작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3월에 가볼 만 한 여행지 5곳을 추렸다.원주, 소금산 출렁다리에서 기운 충전을
봄기운 물씬 날 때 출렁다리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소금산은 기운을 한껏 북돋아 줘 이맘때 여행하기 제격이다. 길이 200m, 높이 100m의 출렁다리 위에 서 아찔한 발아래를 내려다보는 기분은 짜릿하다. 무려 아파트 30층 규모 높이라고 하는데 이 길을 언제 건너나 싶지만 보이는 풍경에 시선을 뺏기다 보면 시간은 순식간에 흐른다. 특히 출렁다리 밑 모래와 강이 어우러진 개미둥지마을을 내려다보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은 출렁다리 위에서만 감상할 수 있다.
출렁다리에서 멀지 않은 간현역을 방문하면 한적한 시골 풍경과 레일바이크의 추억도 쌓을 수 있고 치악산 국립공원이나 조용한 구룡사 사찰 여행, 중앙시장에서 느끼는 레트로 감성까지, 원주에선 1박 2일도 모자라다.춘천, 호수 위 의암호 출렁다리에서 낭만을
산악 출렁다리와는 또 다른 매력의 춘천 의암호 출렁다리도 봄철 여행지로 좋다. 다리 길이가 248m라 '춘천사이로248' 이라는 붙은 출렁다리는 상류로 공지천이 흐르고 하류에는 의암호가 자리해 사방 풍경이 모두 감탄을 자아낸다.
의암호 한 가운데는 테마파크 레고랜드가 있고 가까이에는 3.61㎞의 삼악산 호수케이블카도 있어 하루 여행 코스로도 충분하다. 삼악산 케이블카는 바닥이 통유리로 된 크리스털 캐빈으로 의암호를 내려다보는 묘미가 있다. 자전거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의암호를 둘러싼 30㎞ 자전거 도로를 질주해보는 것도 추천한다.임실. 다시 문 연 옥정호 출렁다리에서 꽃 구경을
소개하는 김에 가볼 만한 출렁다리 한 곳 더 꼽으라면 전북 임실군의 옥정호 출렁다리가 있다. 붕어섬 생태공원이 겨우내 시설 보강을 마치고 3월 1일 다시 문을 열었다. 새 개장을 한 만큼 구석구석 잘 손봐놨다. 길이 420m의 출렁다리는 붕어섬을 거쳐 가는 길목에 있는데 주변에 꽃 단지가 봄이면 형형색색 꽃 빛으로 물든다. 다리의 중심부에는 붕어를 형상화한 높이 83.5m의 주탑이 있어 임실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다.
4월에는 이곳에서 벚꽃축제도 열린다. 20년 이상 된 벚나무가 10㎞의 벚꽃길을 만들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도 선정됐다.서천, 숲과 자연 속에서 호젓한 한때를
동백 명소인 서천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마량리 동백나무 숲이 있다. 해돋이와 해넘이를 함께 볼 수 있는 마량포구에서 봄 기운 듬뿍 받고 동백 구경까지 하면 서천 여행은 그 자체로도 보람차다. 특히 3월에는 서천에서 '동백꽃 주꾸미 축제'도 열린다. 축제는 3월 15∼30일까지 펼쳐지는데 제철 주꾸미의 쫄깃한 맛도 함께 즐기려 찾는 이들이 많다. 동백나무숲에서 동백꽃을 감상하고 마량진항 일원에서 선상낚시 체험도 해볼 수 있다. 문수산과 희리산의 풍부한 산림자원을 활용한 치유의 숲은 봄날 산책하기 딱 좋다. 소나무와 참나무류의 숲길을 활용한 산림치유 프로그램, 싱잉볼, 아로마테라피, 통나무명상해독체조, 족욕 등 치유 프로그램도 다양해 모처럼 마음에 묵은 때 한껏 털어낼 수 있다. 기장, 항구에서 바다 내음을
어선 나란히 서 있는 작은 항구가 많은 기장 바닷가는 걷기 좋은 길도 있고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멸치 축제가 열리는 대변항은 3월부터 멸치가 살 통통히 올라 맛있어 이미 이때부터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한다. 대변항에는 미식 프로그램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나온 멸치횟집 '해동횟집'도 있다. 잘 무친 멸치회 한 입 먹으면 입에 새콤달콤한 멸치회무침이 씹기도 전에 꿀꺽 삼켜질 만큼 맛있다. 마주 보고 있는 연화리에는 멍게, 전복 등 신선한 해산물 모둠과 내장까지 폭 끓여 만든 전복죽이 별미다.
럭셔리 리조트 아난티코브를 끼고 있는 오시리아 해안산책로도 기장 여행에서 빠져서는 안 된다. 바다로 쭉 뻗어있는 오랑대 지질명소의 독특한 바위와 바닷바람에 구불구불 가지 뻗은 해송이 조화를 이뤄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걷다 잠시 쉬고 싶으면 커피 향 그윽한 아난티 코브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잔의 여유도 즐길 수 있다.
이선정 한경매거진 기자 sj_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