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기기 큰손 된 시니어 "비쌀수록 더 많이 산다"

입력 2025-02-19 17:40
수정 2025-02-20 00:40

‘파워 시니어’가 피부 미용기기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했다. 값어치가 있으면 지갑을 여는 시니어를 겨냥한 프리미엄 제품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맞춤용 피부 분석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기기 ‘로레알 셀 바이오프린트’를 공개했다. 단말기로 약 5분간 측정하면 체내 단백질 조성물이 피부 노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관리 방법을 추천해 준다. 바바라 라베르노 로레알 연구·혁신·기술담당 부회장은 제품 발표회에서 “피부와 장수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 수요를 겨냥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과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새로운 뷰티 기기 ‘스킨 라이트 테라피3S’를 선보였다. 인공지능(AI) 기술로 피부 상태를 정밀 진단하는 제품으로 다음달 출시된다. 국내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도 CES에서 2세대 뷰티 기기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기업들은 시니어를 겨냥한 미용 기기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나이가 들면서 외모를 잘 가꾸려 하는 수요가 증가해서다. 휴대폰에 익숙해진 시니어들이 전자 단말기 이용에 익숙하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LG전자의 홈 뷰티 기기 ‘프라엘’의 고가 프리미엄 제품 ‘더마쎄라’ 구매자의 40%가 45세 이상이다. 50대 이상 이용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더마쎄라는 윤곽 개선에 특화된 기기로 대당 가격이 159만원에 달한다. 일반 모델(스킨부스터 34만9000원)보다 약 4.5배 비싸다. 이정원 LG전자 웰니스솔루션사업실장은 “프리미엄 기기일수록 시니어 구매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브릿지에 따르면 글로벌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2022년 425억5000만달러(약 61조원)에서 2030년 1769억3000만달러(약 255조원) 규모로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예전보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품질이 높은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