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한국의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을 비롯해 열처리 가금육 품목의 유럽 수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2023년 12월 유럽연합(EU) 수출을 위한 열처리 가금육 통관 위생 협상이 타결되면서 국산 열처리 가금육의 유럽 수출이 가능해졌다. 정부가 1996년부터 EU와 검역·위생 협상을 시작한 이후 27년 만이다. aT 역시 관련 부처와 수출을 위한 절차를 함께 준비했다. 유럽 시장의 닭·오리고기 시장 동향, 규모, 추이 및 전망 등을 조사·분석해 신규 수출 여건을 마련했다.◇삼계탕 수출 확대 나선 aTaT의 이런 노력은 협상 타결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업체가 삼계탕을 수출하려면 EU에서 승인한 생산·가공 시설을 거쳐야 하는데, aT는 열처리 가금육 도축장과 가공장이 EU 시설 등록을 마칠 수 있도록 ‘KATI 농식품 수출정보’ 웹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 수출증명서 발급 절차도 함께 안내했다.
지난해 5월 부산항에서 8.4t의 삼계탕이 독일과 네덜란드로 향하는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한국산 닭고기가 유럽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중요한 시작점이 됐다. aT는 독일 바이어, 언론인, 인플루언서 등을 초청해 유럽 첫 수출 제품인 삼계탕 출시 홍보 행사도 개최했다. 행사는 제품의 우수성과 간편함을 널리 알림과 동시에 한국의 전통 보양식임을 강조해 삼계탕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현지 요리 강사를 초청해 한국의 삼복문화 등 문화적 배경을 함께 소개했다.
참가자들은 설명을 들으며 조리 과정을 지켜본 후 삼계탕을 김치, 인삼주와 함께 시식했다. 한 참가자는 “기존에 접해보지 못한 이색적인 맛”이라며 “건강에도 좋다고 하니 더욱 관심이 간다”고 호평했다. 한방 재료가 포함된 삼계탕이 건강식으로 주목받으며 웰빙에 대한 관심이 큰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이후 수출 물량은 지속해서 증가했다. 26.5t의 삼계탕이 유럽으로 향하는 선박에 실렸으며, 검역 협상 타결 이후 첫해부터 21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제품은 독일·벨기에·프랑스·이탈리아·포르투갈 등에 유통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K 닭고기로 수출 품목 확대열처리 가금육 품목은 삼계탕뿐만 아니라 닭강정, 닭고기 함유 만두, 볶음밥, 닭가슴살 등 다양한 제품을 포함한다. 글로벌 미식 전문 매체 ‘테이스트 아틀라스’가 ‘한국식 치킨’을 외국인이 선정한 가장 맛있는 한국 음식 1위로 꼽은 만큼, K 닭고기 제품군의 수출 성장도 기대된다. 프랑스에선 지난해 11월 한국산 냉동 닭강정이 까르푸 하이퍼마켓에 최초로 입점했다.
aT는 유럽 내 소비자 반응을 모니터링하며 마케팅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삼계탕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유럽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조리법과 결합한 현지화 전략도 검토하고 있다. 한식의 매력을 강조하면서도 유럽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삼계탕 외에도 수출 가능성이 높은 닭고기 가공식품도 발굴하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는 간편하고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냉동·즉석식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 닭고기를 활용한 가정 간편식(HMR) 개발이 유망한 분야로 꼽힌다. 이에 따라 한국산 닭고기를 활용한 다양한 가공식품이 향후 유럽 시장에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수출이 본격화되면 약 2000만달러의 추가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aT는 이를 위해 △수출상품화사업 △전략품목 육성사업 △미라클사업 등에 해당 품목을 포함시켜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홍문표 aT 사장은 “K 닭고기의 유럽 진출은 단순한 제품 수출을 넘어 한국의 식문화와 가치를 전파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수출 지원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 식품 영토 확장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