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인간의 몸처럼 실체를 지니고 정밀한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인 피지컬 AI. 제조업 기반이 강한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마음AI는 이 분야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주력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는 오픈AI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이 시장을 선점한 ‘레드오션’이라는 판단에서다.
유태준 마음AI 대표는 “피지컬AI 시장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2년 전부터 준비해왔다”며 “제조 강국인 한국이 피지컬 AI를 접목하면 시장을 선도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마음AI는 미국 반도체기업 퀄컴과 협업해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마음AI는 퀄컴칩에서 여러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기기에 내장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한 가정용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선보였다. 가령 소비자가 “너무 눈부시다”고 말하면 온디바이스 AI가 의도를 파악해 창이나 블라인드를 내리는 식이다. 최홍섭 마음AI 기술총괄대표는 “특정 회사의 수요에 맞춰 AI를 구현하도록 칩을 상용화한 건 국내 최초”라고 강조했다.
피지컬 AI 관련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6일 국내 농기계 스타트업인 긴트의 이동형 농기계 100여 대에 자율주행 기술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23년 공개한 이 기술은 구두로 손쉽게 자율주행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AI 학술대회인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에서 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유 대표는 “농기계, 청소차 등 저속 차량에서 상용화를 마친 뒤 모빌리티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CES 2025를 기점으로 미국과 유럽, 호주 등으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유 대표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지하철 키오스크와 관련한 사업 수주를 논의하고 있다”며 “호주의 대규모 물류단지에도 마음AI의 워브 솔루션을 납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글로벌 매출 비중 50% 이상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마음AI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8억원과 영업적자 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각각 23.6%, 82.1% 줄어든 수치다. 유 대표는 “생성형 AI 기반의 시스템 통합 사업을 줄이고 연구개발(R&D)을 늘리면서 일시적으로 실적이 둔화했다”며 “올해 신사업이 본격화하면 매출이 늘고 흑자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성남=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