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액화석유가스(LPG) 1t 트럭이 출시 1년1개월 만에 10만 대 넘게 팔렸다. 친환경 1t 트럭 시장을 둘러싼 경쟁에서 LPG 차량이 전기차를 압도하고 있다.
대한LPG협회는 현대자동차 포터2와 기아 봉고3 LPG 모델의 누적 판매 대수가 올해 1월 말 기준 10만2405대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두 모델은 환경 규제 강화 여파로 경유 트럭 단종을 앞둔 2023년 12월 출시됐다.
LPG 트럭 판매량은 전기 트럭을 압도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1t 트럭 시장에서 LPG 모델 판매 비중은 84%를 차지했다. 지난해 포터와 봉고 LPG 판매량은 9만2038대인 데 비해 전기차 모델 판매량은 1만7228대에 그쳤다.
LPG 1t 트럭의 인기 비결은 뛰어난 성능이다. 이들 차량에는 국내 최초로 LPG 직분사(LPDi) 엔진이 장착돼 기존 디젤 엔진(135마력)보다 높은 159마력을 낸다. ‘LPG 차량은 힘이 부족하다’는 선입견을 없앴다는 얘기다. 긴 주행가능거리(자동 488㎞, 수동 525㎞)와 짧은 충전시간(3분 내외)도 강점으로 꼽힌다.
환경친화적인 것도 매력 포인트다. LPG 1t 트럭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북미 배출가스 규제 최대 허용치의 4%에 불과하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디젤 엔진보다 8% 적다. 그동안 판매된 LPG 1t 트럭 10만 대가 연간 1만㎞씩 주행했다면 디젤차로 운행할 때보다 매년 온실가스 1만6000t과 질소산화물 106만t을 덜 배출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1t 트럭 판매 호조에 힘입어 LPG차 등록 대수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LPG차 등록 대수는 모두 186만1402대로 2023년 말 대비 1만5812대 증가했다. LPG차 등록 대수가 연간 기준으로 늘어난 것은 2010년 246만 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14년 만이다.
이호중 대한LPG협회장은 “LPG 직접분사 트럭은 2011년부터 이어온 산학연 협력 사업이 성과를 낸 것”이라며 “충전 인프라 확충과 차량 기술 개발 등 LPG차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