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금값에…'금괴 수송 대작전' 나선 월가 은행들

입력 2025-02-14 10:55
수정 2025-02-14 10:59
금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온스당 3000달러를 목전에 둔 가운데 월가에서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가 은행들이 금괴를 유럽에서 미국으로 옮기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월가 은행들이 이른바 '금괴 수송 작전'에 나선 이유는 런던 가격이 뉴욕 가격보다 낮은 까닭이다. 은행의 금 거래자들이 대서양을 건너 런던의 금 상가나 스위스의 금 제련소를 찾아가 금괴를 매입한 뒤 이를 뉴욕으로 옮겨서 판매하는 것이다.

지난 12일 뉴욕에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2909달러로 마감됐다. 이날 런던에서 금 가격은 이보다 20달러나 낮았다. 이런 수준의 가격 차이가 지난해 12월 초 이후 이어지고 있다.

은행가 설명에 따르면 이 차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잠재적 관세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WSJ은 "최근 몇 년 내 가장 큰 규모의 '금괴 대서양 이동'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과 런던에 본사를 둔 HSBC 은행이 이런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고, 다른 월가 은행들과 헤지펀드가 동참에 나선 상태다.

금괴를 뉴욕으로 옮기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영국인들이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 지하 금고에서 금괴를 인출하기 위해 몇 주 동안 기다려야 했다고 WSJ은 전했다. WSJ은 "이러한 골드러시는 세계 무역을 재편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국제 시장에 어떤 파장을 일으키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편 치솟는 금값은 우리나라에서도 기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수급 문제로 은행권에서 골드·실버바 판매가 전면 중단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KB국민은행에 이어 우리은행도 이날부터 골드·실버바 전 상품의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조폐공사의 경우 4월말까지, 한국금거래소는 3월 말까지로 거래를 중단해달라고 은행 측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제적 불확실성 확대로 금·은값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관련 수요가 급격하게 늘었고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판매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이에 조폐공사는 12일부터 은행권에 대한 골드바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