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이 선택한 대진첨단소재 "ESS로 사업 다각화"

입력 2025-02-13 15:11
수정 2025-02-13 15:12

기능성 복합 소재 전문기업 대진첨단소재가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회사는 공모자금으로 미국 공장을 증설하고, 탄소나노튜브(CNT) 도전재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유성준 대진첨단소재 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상장 후 계획을 밝혔다.

대진첨단소재 현재 매출의 71%는 2차전지 공정용 소재가 차지하고 있다. 주력 제품은 대전방지 트레이와 폴리에스터(PET) 이형필름 등이다. 대전방지 트레이는 정전기 발생을 막아 배터리 화재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이형필름은 2차전지 분리막과 이송용 캐리어에 부착돼 정전기를 방지하는 부품이다. 주요 고객사는 LG에너지솔루션, 얼티엄셀즈 등이다.

유 대표 "대진첨단소재는 맞춤형 설계 역량, 글로벌 생산기지를 갖춰 폼팩터 확장에 유리하다"며 "원료 수급을 위한 폐자재 수거부터 제품 설계, 양산까지 가능한 수직 계열화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대진첨단소재는 공모자금을 북미법인 생산시설 증축, 탄소나노튜브(CNT) 도전재 시장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R&D)에 사용할 예정이다. 테네시 주정부 지원 협약에 따라 2공장을 추가 건설하고 있다. 또 미국 조지아, 애리조나에 신규 진출할 예정이다.

아울러 CNT 도전재 시장 진출을 위해 작년 3월 중국의 상동다잔나노소재와 합작법인 본 계약을 체결했으며, 미국 내 양산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CNT는 탄소 원자를 육각형 벌집 모양으로 연결한 물질이다. 중국 기업은 미국 IRA의 해외우려단체(FEOC) 규제 때문에 미국에 수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진첨단소재와 손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은 670억원, 영업이익은 42억원이다. 2023년 연간 매출액 646억원, 영업이익 10억원을 뛰어넘었다. 작년 말 기준 배터리 제조사 합작법인과 계약한 수주잔고는 1200억원이라고 밝혔다.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실적이 꾸준히 개선될 것이란 입장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우려에 2차전지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다. 대진첨단소재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진출해 어려움을 극복할 방침이다. 미국 지사에서 200억원 규모의 대전방지 트레이를 수주했고, 올해부터 납품할 예정이다.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리스크는 주의해야 한다. 상장 후 최대주주 유성준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은 26.37%에 불과한 반면 벤처금융 및 전문투자자 지분 총합은 40%를 웃돈다. 전문투자자 지분 중 대부분은 보호예수 기간이 1개월에 불과한 상황이다.

심의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 실적 추정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6.1~19.2배로 추정돼 성장성 대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다"면서도 "벤처금융 물량은 부담요인이므로 상장 후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회사는 오버행 우려를 일축했다. 공모가가 전문 투자자의 지분 가치보다 낮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물량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례로 대진첨단소재가 작년 4월부터 6월까지 발행한 사모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가격은 주당 1만6068원이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1만900~1만3000원이다.

대진첨단소재는 신주 300만주를 공모한다. 공모 예정금액은 327억~390억원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1924억원이다. 오는 17일까지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마친 뒤 20~21일 일반 투자자 공모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3월 6일이며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