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했던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새로운 시대를 열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가 베일을 벗었다.
12일 개봉한 이 영화는 대통령이 된 새디우스 로스와 재회 후, 국제적인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 샘이 전 세계를 붉게 장악하려는 사악한 음모 뒤에 숨겨진 존재와 이유를 파헤쳐 나가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 처음 등장한 이후, 첫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의 든든한 동료이자 또 다른 히어로 ‘팔콘’ 역으로 활약해온 배우 안소니 마키가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로 분하며 지금껏과는 다른 존재감을 선보인다.
작고한 배우 윌리엄 허트에 이어 ‘로스 대통령’ 역을 맡아 화제를 일으킨 레전드 배우 해리슨 포드는 묵직한 존재감으로 극에 긴장감을 더할 전망이다. 예고편을 통해 레드 헐크로 변신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마블 팬들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먼저 샘 윌슨(안소니 마키)의 캡틴 아메리카는 비브라늄 방패와 업그레이드된 슈트를 통해 기존의 캡틴 아메리카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특히 캡틴의 날개가 달린 윙 슈트는 캐릭터의 개성을 높일 업그레이드 포인트로 꼽힌다. 이에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에서 안소니 마키는 직접 업그레이드된 슈트는 '블랙 팬서' 시리즈의 세계 와칸다에서 선물 받았음을 언급한 바있다.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와 달리 샘 윌슨은 슈퍼 솔져 혈청을 맞지 않은 인물이다. 이에 그는 초인적 힘 대신 뛰어난 두뇌와 전술적 사고로 전투와 미션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줄리어스 오나 감독 또한 이러한 샘의 독보적 특징이 그의 진가를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샘 윌슨의 캡틴 아메리카는 인간적인 모습과 진정성으로 관객들에게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안소니 마키는 “MCU에서 이런 성장을 보여준 캐릭터는 없었다”며 “슈퍼 히어로들과 나란히 할 만한 특별함을 어떻게 증명할지가 중요한 미션이었다. 그리고 샘이 가진 능력은 바로 진정성이란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반면 샘이 맞설 최고의 적, 레드 헐크는 막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샘의 전략적인 사고와 그간의 전투 경험, 그리고 혼란한 상황에서도 잃지 않는 집중력과 센스는 이를 극복하는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는 '클로버필드 패러독스', '루스' 등을 연출한 줄리어스 오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강점인 첩보 액션과 스릴러적 요소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한 바, 1970년대를 대표하는 스릴러 영화들에서도 영감을 받아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밀폐된 공간에서 누군가를 쫓는 샘이 극비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은 영화 속 밀도 높은 순간을 포착한듯 보는 것만으로도 긴장감을 일으킨다. 여기에 적과 마주하자 거침없이 방패를 휘두르는 모습까지 알 수 없는 적과의 맨몸 액션은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를 높인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이터널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더 마블스'로 이어지는 MCU 작품들은 손익분기점만 넘기며 체면치레를 해 왔다. 안소니 마키 표 '캡아'(캡틴 아메리카)가 부진했던 마블 세계관을 되살릴 수 있을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테스트 스크리닝을 통해 해외에 처음 공개된 후 외신과 팬들 사이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버라이어티는 "안소니 마키의 연기는 훌륭하지만 스토리 전개가 불안정하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정치적 메시지가 강하게 드러나 스토리의 몰입도를 해친다", 스크린 랜트는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의 존재감을 확립하려는 시도가 인상적이나 일부 캐릭터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