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늘었는데 점유율 '뚝'…김빠진 하이트진로 맥주

입력 2025-02-09 18:42
수정 2025-02-10 00:21
하이트진로가 매출, 영업이익 등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주요 제품군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 위주 경영을 하느라 마케팅 비용을 확 줄인 영향이다.

9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매출 2조5992억원, 영업이익 2209억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은 3.1%, 영업이익은 78.3% 늘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광고선전비 등 판매관리비 감소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2023년 4월 켈리 출시 이후 마케팅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다. 2023년 하이트진로의 광고선전비는 2458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그 여파로 그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5% 줄었다. 문제는 작년부터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면서 테라와 켈리 점유율이 동시에 줄고 있다는 점이다.

켈리는 지난해 가정용 맥주 시장 점유율이 4.9%로, 출시 첫해인 전년(5.1%)보다 하락했다. 회사가 체감하는 하락폭은 이보다 더 크다. 2023년 점유율 5.1%는 켈리 출시 전인 1분기 판매량이 포함된 수치이기 때문이다. 단일 국내 맥주 브랜드론 최단기간(36일)에 100만 상자(330mL 기준 3000만 병)를 넘긴 기세는 확 꺾였다.

테라의 점유율도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다. 한때 15%를 넘었던 테라 점유율은 지난해 10%로 떨어졌다. 켈리 출시 당시부터 제기된 ‘캐니벌라이제이션’(신제품이 기존 주력 제품 시장 잠식)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이트진로의 전체 가정용 시장 점유율(필라이트 포함)도 2023년 28.7%에서 지난해 25.6%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오로지 카스에 집중해온 오비맥주의 점유율은 36.2%에서 39%로 높아졌다.

하이트진로는 도수가 낮은 ‘라이트’, 알코올이 없는 ‘논알코올’ 맥주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다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기존 제품 대비 열량이 34%가량 낮은 하이트진로의 테라 라이트는 출시 2주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 병을 넘어서며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