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 원·엔 환율에…엔화예금 3개월 만에 반등

입력 2025-02-06 17:22
수정 2025-02-07 01:19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이 5%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급감하던 엔화예금 잔액이 전월 대비 증가한 것은 작년 10월 이후 3개월 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치솟은 원·엔 환율이 올해 들어 다소 안정되자 환율이 오를 것으로 기대한 ‘엔테크’ 투자자들이 다시 엔화를 사 모은 결과로 풀이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조693억엔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1조200억엔)과 비교해 한 달 사이 493억엔(4.8%) 늘었다.

엔화예금 규모는 원·엔 환율 흐름에 영향을 받는다. 원·엔 환율이 100엔당 920원대에서 850원대로 하락한 지난해 상반기엔 5대 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이 6개월 연속 전월 대비 증가했다. 반면 작년 하반기 들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공포가 커지며 원·엔 환율이 급등하자 엔테크 차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가 늘면서 엔화예금 잔액도 줄었다.

특히 작년 11월(-5.1%)과 12월(-8.2%)엔 두 달 연속 감소폭이 컸다. 11월 하순께 원·엔 환율이 100엔당 890원대에서 920원대로 단기간 급등한 가운데 비상계엄으로 국내 정치가 불안해지자 12월 9일 환율이 100엔당 957원7전까지 치솟은 결과다. 올해 들어 엔화예금 잔액이 증가세로 전환한 것도 작년 말까지 100엔당 950원 안팎에 머물던 원·엔 환율이 올 1월엔 설 연휴 직전까지 100엔당 920~930원대로 낮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행이 지난달 24일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원·엔 환율이 다시 940원대로 상승했지만 당분간 엔화예금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일본은행 내부에서 계속 제기돼 당분간 엔화 가치가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다무라 나오키 일본은행 심의위원은 “내년 3월까지는 기준금리를 적어도 연 1% 정도까지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