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쏘나타가 돌아왔다.”
2001년 국내에 입성한 렉서스 준대형 세단 ‘ES 시리즈’의 다른 이름은 ‘강남 쏘나타’였다. 워낙 많이 팔리다 보니 부유층이 많이 사는 서울 강남에선 현대자동차 쏘나타만큼 자주 눈에 띈다는 이유에서다.
잘나가던 렉서스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은 2019년부터다.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반발해 대(對)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시행하자 ‘노 재팬’(일본 상품 불매 운동) 움직임이 일어난 데 따른 것이다. 2018년 1만3000여 대에 달한 렉서스 판매량은 2020~2022년에는 연 1만 대 밑으로 빠졌다.
렉서스가 부활했다. 렉서스의 자랑인 하이브리드카를 찾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서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렉서스 판매량은 1만3969대로 전년보다 3.0% 늘었다. 지난해 전체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26만3288대)가 2023년(27만1034대)보다 2.9%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라이벌로 꼽히는 BMW(-4.7%)와 메르세데스벤츠(-13.4%)는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했다.
렉서스 부활을 이끈 일등공신은 ES 350 후속 모델인 ES 300h다. 전체 판매량의 절반가량인 6558대가 팔렸다. 뛰어난 연비(17.2㎞/L)와 정숙성, 유려한 디자인을 두루 갖춰서다.
기업 의전용 수요가 증가하는 다목적차량(MPV) 모델을 늘린 것도 한몫했다. 지난해 7월 선보인 LM 500h는 고가(1억4657만~1억9457만원)에도 불구하고 5개월 만에 312대나 팔렸다. 2열 공간을 편안하게 꾸렸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회장님 차’로 자리매김한 덕분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