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전산시스템 엉터리…선관위 계엄군 투입, 김용현에 지시"

입력 2025-02-04 19:44
수정 2025-02-05 00:57

윤석열 대통령이 4일 탄핵심판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국회 봉쇄 지시 의혹과 관련, “호수 위에 떠 있는 달그림자를 쫓는 듯한 느낌”이라며 주요 관련자들의 증언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윤 대통령은 “2023년 10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전산 시스템을 점검한 결과를 보고 받았는데 많이 부실하고 엉터리였다”며 재차 부정선거 의혹을 부각시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께부터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에 출석해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에 대한 증인 신문이 끝난 뒤 발언 기회를 얻고서 “실제로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했니, 받았니 하는 얘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그림자 같은 걸 쫓아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계엄 관련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주요 피의자들을 줄줄이 구속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의 공소장에는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직후 이 전 사령관에게 직접 전화해 “(국회)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오라고 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 “민간인 수천 명이 (국회) 경내에 있었고, 의사당 본관에도 수백명이 있었을 것이다. 질서 유지에 동원된 특전사들도 유리창을 깨고 들어갔다가 소화기 공격을 받고 다 나온다”며 “그런 상황에서 계엄이 해제되고 군 철수 지시가 이뤄졌는데 상식적으로 (정치인 체포가) 가능한 얘기인지…”라며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두 번째 증인으로 나선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신문 과정에선 계엄 선포 배경으로 주장해 온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변론했다. 그는 “국정원으로부터 선관위 시스템 점검 내역을 5% 정도만 보고 받았는데, 부실하고 엉터리였다”며 “11월 29~30일쯤 감사원장 탄핵발의가 거론될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계엄 얘기를 했다. 계엄을 선포하면 행정·사법을 관장하는 계엄 당국이 국정원에서 보지 못한 선관위 시스템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선관위에 군을 투입하라 한 것은 (내가) 김 장관에게 지시했다”며 “계엄 해제 후 정보사 외 방첩사나 사이버사는 선관위 내부에 진입하지 못했다는 보도를 봤고, 근처까지 가다가 (진입을) 중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합동수사본부나 계엄사령부가 구성되기 전에 계엄이 신속하게 해제되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윤 대통령 측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에 구속 취소를 청구했다.

장서우/황동진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