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순익 3.7조…하나금융, 밸류업 속도낸다

입력 2025-02-04 17:25
수정 2025-02-05 00:26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3조7000억원 넘는 당기순이익을 내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주주환원책 강화를 위해 4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도 내놨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이 3조738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4일 발표했다. 전년(3조4217억원) 대비 9.3% 늘었다. 2022년(3조5706억원)을 뛰어넘은 역대 최대치다.

수익구조 다각화에 따른 수수료 이익 증가와 선제적 리스크 관리 노력 등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수수료 이익은 2조696억원으로 전년(1조7961억원) 대비 15.2% 늘었다. 반면 이자 이익은 전년보다 1.3% 줄어든 8조7610억원에 그쳤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이자 이익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풀이됐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4분기 1.69%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1.63%에서 소폭 개선됐다. 하나금융은 “투자은행(IB), 퇴직연금, 신용카드 등 수수료 기반 수익이 고르게 증가한 것이 실적 개선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호조도 돋보였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225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2023년 2924억원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하나카드는 2217억원, 하나캐피탈은 1163억원, 하나자산신탁은 58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시장금리 하락·환율 상승 등 악조건 속에서 3조356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견조한 영업력을 유지했다. 반면 하나생명과 하나저축은행은 각각 7억원, 322억원의 손실을 봤다.

위기 대처 능력을 나타내는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3.13%로 집계됐다. CET1 비율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중 하나로 순이익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목표 CET1 비율(13.0~13.5%)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대손비용률은 0.29%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연체율은 0.51%로 전 분기 대비 0.04%포인트 개선됐다.

사상 최대 실적에 힘입어 강화한 주주환원책을 공개했다. 하나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밝혔다. 그룹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결정이다. 주당 기말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180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이미 지급한 분기 배당 1800원을 포함한 총 현금배당은 3600원이다. 하나금융은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기 위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