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연 역대 최고 라인업입니다."
넷플릭스가 올해 라인업을 공개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진행된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코리아'에서 한국에서 제작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공개됐다. 넷플릭스는 올해 40여편의 한국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인데, 일일 예능 신설 등을 통해 보다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하겠다는 각오다.
강동한 한국 콘텐츠 부문 VP는 "우리는 단순히 많은 작품을 만드는 게 아닌, 엄선된 작품을 만들려 한다"며 "특별한 기억이 될 작품을 엄선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넷플릭스에서 한국 콘텐츠가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넷플릭스는 2023년 4월 25억 달러(한화 약 3조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강 VP는 "한국 콘텐츠는 지난해도 52주 동안 정상에 올랐다"며 "매주 한 편 이상의 한국 콘텐츠가 톱10 순위에 오른 건데, 한국 콘텐츠가 명실상부 글로벌 콘텐츠 중심이 된 것"이라고 평했다.
특히 오는 6월 27일 공개가 확정된 '오징어게임'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며 "오징어게임2'는 이미 '오징어게임1'에 이어 비영어권 글로벌 흥행 콘텐츠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며 "'오징어게임3' 외에도 다양한 작품이 있다"고 소개했다.
키워드는 '다채로움'
넷플릭스 콘텐츠 제작 실무를 담당하는 영화 부문 김태원 디렉터, 넷플릭스 논픽션 부문 유기환 디렉터, 넷플릭스 시리즈 부문 배종병 시니어 디렉터는 "다양한 장르, 포맷, 장르, 편성 등으로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태원 디렉터는 "국내 영화로는 7편의 신작을 공개한다"며 "중견급부터 신인까지 다양한 장르와 백그라운드를 가진 분들과 작업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재미와 작품성을 높이며 여러 취향을 담은 작품으로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넷플릭스 한국 영화로는 연상호 감독의 신작 '계시록'부터 넷플릭스의 첫 번째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이 별에 필요한', '길복순'의 스핀오프 '사마귀' 등의 공개가 예정돼 있다.
유기환 디렉터는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많은 작품이 있었는데, '흑백요리사:요리계급전쟁'이 한국 뿐 아니라 글로벌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면, 올해는 그 기운을 받아 '이븐하게' 신작 라인업을 깔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시청자들의 모든 취향을 반영해 일일 예능을 신설해 배치했고, 그 위에 굵직한 예능을 제작해 1년 내내 선보일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올해 신작 예능은 공개가 시작된 '솔로지옥' 시즌4 외에 기안84와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진 등이 함께하는 '대환장 기안장', 레전드 추리 예능 '크라임씬 제로' 등이 예고됐다. 또한 '피지컬:100'은 '피지컬:아시아'로 세계관을 넓혀 국가전을 펼치는데,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가 참여한다고 공개돼 놀라움을 자아냈다. 더불어 CJ ENM 채널 tvN과 OTT 플랫폼 티빙을 통해서 콘텐츠를 선보여왔던 나영석 PD의 신작 예능도 올해 하반기 공개가 확정됐다.
배종병 디렉터는 올해 시리즈 라인업의 5개의 키워드로 사랑, 웃음, 드라마, 액션, 스릴을 꼽으며 박보영 주연의 '멜로무비', 동명의 인기 웹툰 원작에 소지섭이 주연으로 출연하는 '광장'과 박보검, 아이유의 '폭싹속았수다' 등의 작품을 소개했다. 또한 김은숙 작가의 복귀작이자 김우빈과 수지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는 '다 이루어질지니', 이준호 주연 흙수저 슈퍼히어로의 이야기 '캐셔로' 등도 기대작으로 꼽힌다.
"제작비 올리고, 잘 팔리는 거 가져오고"…비판엔
다만 넷플릭스의 공격적인 제작 투자로 출연료와 제작비가 상승하고, 이날 공개된 '크라임씬 제로', '약한영웅' 등의 경우 타 플랫폼에서 인기를 끌었던 콘텐츠를 오리지널 콘텐츠를 사 온 게 아니냐는 비판도 일었다.
실제로 넷플릭스가 본격적으로 국내 상륙을 시작한 시기부터 '글로벌 공개'를 이유로 한류스타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몇몇 'A급' 분류 배우들의 경우 회당 출연료가 2억5000만원으로 알려졌다. 8회 출연 만으로 20억원의 출연료가 돌아가는 셈이다.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라이징 스타의 경우에도 1억원이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증언이었다.
강동한 VP는 제작비 인상 논란에 대해 "많은 보도와 얘기들을 접하고 있다"며 "제작사, 스튜디오 등 업계 관계자들에게도 제작비는 화두가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품의 야망에 대한 크기, 거기에 대한 공정 기간 등에 대해서는 제작비가 충분히 투입돼야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외에 한국 콘텐츠에 대한 경쟁이 치열하고, 워낙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고 좋은 사람들이 일하고 있어서 그 경쟁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우리는 회차가 다양하지만, 배우들의 작업 기간은 16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회차로 계산하면 잘못된 결과가 나온다"고 해명했다.
인기 콘텐츠를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하는 것에 대해서는 유 디렉터가 "'크라임씬제로'의 경우 제작진이 우릴 선택한 것"이라며 "(플랫폼과 관련 없이) 새롭고 재밌는 얘기를 만드는 본질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