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전쟁의 포문이 열린 가운데 국내 화장품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화장품 관세율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1기 때도 K-화장품이 중국 화장품을 대체하며 몸집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4일 보고서를 내고 "트럼프 1기 관세 부과 경험을 고려하면 캐나다·중국·멕시코에 대한 관세는 한국에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내 유통되는 매스(저가·대중형) 화장품 중 미국산의 비중은 7%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국가가 경쟁 우위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조치가 시행될 경우 화장품 관세율은 캐나다·멕시코 25%, 중국 35%, 한국 0%가 된다. 기존 미국의 화장품 관세율은 캐나다·멕시코·한국 0%, 중국 25%다. 다만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되는 관세는 한 달 유예가 결정됐다.
트럼프 1기 당시 중국에 대한 화장품 관세율이 25%로 높아졌다. 화장품 완제품뿐 아니라 포장재, 원재료 등에도 적용됐다. 이 때문에 미국의 화장품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1%에서 2024년 9%까지 낮아졌다. 같은 기간 한국의 비중은 9%에서 22%로 높아졌다.
권 연구원은 "관세가 부과되면 해당국에 대한 수입이 줄어들고, 수요가 다른 국가로 이동하게 된다"며 "트럼프 1기, K화장품은 가격 경쟁력과 성능을 내세워 중국 제품의 대체재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공장을 보유한 한국콜마에 주목했다. 한국콜마는 상반기 내 미국 제2공장을 정식 가동할 예정이다. 권 연구원은 "제2공장에서는 한국콜마의 주력 제품인 기초, 선 제품을 집중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 공장 생산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