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막 오른 트럼프 관세전쟁…사전 대응으로 기업 불안 최소화해야

입력 2025-02-02 17:37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부터 캐나다 및 멕시코에 25%, 중국에 추가로 10%의 보편 관세를 각각 부과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지난달 20일 취임 이후 관세 부과를 현실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즉각적인 보복 관세를 천명했고, 중국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것”이라며 반격을 예고했다.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무역 전쟁”이라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평가에도 전선이 한국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이 동맹국에까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세계 교역 시장엔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 관세율이 오른 만큼 제품 가격이 급등해 미국 내 수입 수요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현재 멕시코엔 삼성·LG의 가전 공장과 기아의 완성차 및 협력업체 공장, 캐나다엔 한국 배터리 및 소재 공장이 제품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번에는 세 나라만 겨냥했지만 우리도 보편 관세의 타깃이 될 수 있다. 한국(510억달러)은 2023년 기준 중국(2790억달러·1위) 멕시코(1520억달러·2위) 캐나다(640억달러·7위) 등에 이어 미국의 여덟 번째 무역적자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 국가가 아니라 제품을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지난달 31일 ‘수개월 안에’ 반도체, 의약품, 철강, 알루미늄, 구리, 석유 및 가스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관세전쟁이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전개된다면 한국 수출이 최대 448억달러(약 65조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마저 재협상하자고 나서면 한국 경제는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관세 부과에 대한 트럼프 2기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한 만큼 우리 정부는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와 함께 제품별 관세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일본과의 공조도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만하다. 미국의 에너지, 농산물 수입을 늘려 미국의 대(對)한 무역적자 규모를 줄여 나가는 등 협상 카드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피해 당사자인 기업을 위해 신속한 한·미 협상으로 정책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