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 NOW]오사카-고베 1박2일 드라이빙 투어

입력 2025-02-04 08:28
수정 2025-02-04 08:30


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를 가려면 간사이공항을 통해서 들어간다. 오사카를 기준으로 고베, 나라, 교토는 차로 1시간 이내 거리로 시간에서 자유롭다면 여유를 갖고 함께 둘러보는 것도 괜찮다. 특히 자동차 투어라면 이동시간도 줄이며 짧은 시간 각 지역별 관광지를 골라 보는 재미도 있다.
1박2일로 오사카와 고베 일정을 만들어 다녀온 코스다.
▶츠텐카쿠정오 무렵 간사이 공항에 도착한 일행을 픽업해 오사카 전망타워 츠텐카쿠로 향했다.이곳은 전망타워보다 주변의 상점가 사이로 보이는 타워가 메인 이미지다.고급스러운 메뉴보다는 오사카스러운 화려하지만 대중적인 이자카야점들이 많으며 상점의 인테리어는 도쿄에서는 볼 수 없는 ‘오사카’다운 풍경이다.젊은 여행자들이라면 다양한 골목 풍경과 여러 종류의 가게에서 오사카 음식을 골라 먹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도톤보리츠텐카쿠를 떠나 시내의 한적한 호텔에 짐을 풀었다.도톤보리에서 3Km 떨어진 히고바시역 앞이라 번화가를 둘러본 뒤 택시로 이동해 조용히 지내기 좋은 곳으로 도쿄의 신주쿠나 오사카의 도톤보리, 난바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 시끄러워 잠들지 못했던 경험 때문에 숙소는 도심과 거리가 있는 한적한 장소를 선택하는 것이 습관처럼 됐다. 특히 아침에 호텔 주변을 산책하면서 현지인들의 일상을 엿보기 좋다.수많은 외국인과 호객꾼으로 북적이는 오사카의 대표 여행지 도톤보리는 90년대 처음 출장 왔던 모습 그대로여서 더욱 정이 간다. 당시에는 그 북적임 속으로 들어가 추억을 만들고 싶었지만 이제는 눈으로만 즐기고 식사는 편안한 장소를 찾아 뒷골목으로 향했다. 작은 신사와 조그만 현지인 중심의 식당이 즐비한 곳으로 한 블록 차이인데도 분위기가 크게 다르다. 다행히 도쿄에서도 즐겨 찾던 이자카야 프랜차이즈 ‘홋카이도'가 있어 조용하고 가성비 좋은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나 쇼핑몰 또는 공항의 푸드코트를 낮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일본의 프랜차이즈는 레벨이 높다. 쇼핑몰이나 공항 입점 식당들 대부분은 도쿄 중심가에 가면 줄 서 먹는 식당 브랜드가 대부분이다.

▶ 오사카성이튿날 아침 도톤보리 다음으로 오사카를 대표하는 유명 관광지 ‘오사카성’을 찾았다.1931년 철골 콘크리트로 재건 뒤 1945년 도쿄 대공습에서 잿더미가 됐으며 종전 이후 재건되는 과정에서 겉으로는 성 모습을 유지하지만 안에는 엘리베이터까지 설치된 현대식 건물로 탈바꿈한 곳이다. 어쨌든 오사카를 방문하는 관광객에게는 ‘일본스러운 관광지’로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으며 도심에 둘러싸인 성 주변을 산책하는 것도 즐겁다.

[고베로 이동]오사카에서 고베는 자동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약 40분 시간이 소요된다. 오사카 시내 안에서 이동하는 거리와 거의 동일하다.고베는 1995년 한신 대지진이 일어났던 곳으로 예전에는 개항도시여서 외국인 거류지가 조성된 국제 무역도시답게 세련된 분위기다.


▶ 고베시 기타노이진칸기타노이진칸은 고베 항 개항 이후 외국인들이 주재하던 거리로 12개의 테마관을 세트 입장권으로 구매해 모두 관람할 수 있다. 시간을 줄이고 대표 건축물 한 개 정도만 본다면 ‘우로코노이에’를 추천한다.정원에서 코를 만지면 행운이 들어온다는 ‘칼리돈의 멧돼지’를 볼 수 있다.3층 전망실은 당시 무역상들이 자신들의 배가 항구에 들어오고 나가는 모습을 지켜본 곳이기도 하다.

▶ 차이나타운 ‘난킨마치’요코하마, 나가사키 그리고 고베의 난킨마치는 일본 3대 차이나타운에 속한다.일본 차이나타운 요리는 간단한 간식거리도 많지만 식사를 위한 메뉴는 코스요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각 나라에 자리 잡는 차이나타운의 형태는 상대 나라의 문화와 적당히 섞여 한국의 차이나타운과는 다른 일본 속 중국 문화를 맛볼 수 있는 즐거운 기회다.

▶ 고베 포트 타워고베항의 랜드마크인 ‘고베 포트 타워’는 108m로 전망대가 설치돼 있으며 근처 녹지대에는 사방으로 조망 가능한 개방형 ‘스타벅스’커피숍도 있어 여행자들의 쉼터 역할을 한다.바다 한 켠에는 한신 대지진 때 파손된 부두의 일부가 보존돼있고 옆의 작은 전시공간에서는 당시의 영상을 통해 한신 대지진의 상황을 추측할 수 있다.

▶ 마야산 국성대고베시를 품고 있는 마야산은 일본 3대 야경(효고현 고베, 나가사키, 홋카이도 하코다테) 가운데 한 곳인 이곳 고베시를 보기에 최적 장소다. 로프웨이와 케이블카도 연결되지만 우리는 자동차로 이동했다. 따뜻한 날씨의 고베 시내였지만 해 질 녘 마야산으로 오르는 길은 차량도 거의 없었고 정상으로 향할수록 도로 곳곳에 눈도 보였다.전망대에 도착하니 어두워지기를 기다리며 삼각대를 설치한 관광객들이 추위에 떨고 있었다. 어딘가 들어가 따뜻한 차를 마시고 싶었지만 마침 로프웨이와 관련 시설이 정기 휴일이라 자동판매기에서 옥수수 수프를 마시며 몸을 녹였다. 해가 넘어가고 어둠이 깔리자 고베시의 화려한 야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이곳 마야산에서 12km 떨어진 롯코산도 야경 전망으로 유명한데 마야산에 비해 고도가 더 높지만 전망 시야는 마야산이 더 좋다고 평가하고 있다.

▶ 고베시 최대 번화가 산노미야역서울에는 서울역, 도쿄에는 도쿄역, 고베는 ‘산노미야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고베역이 있고 신칸센도 이곳에 정차하지만 이용자 수나 고속버스 출발 기점 등은 모두 산노미야역에서 시작된다. 호텔 종업원에게 저녁식사 장소를 추천받은 지역도 산노미야역 주변이다. 역 근처 골목골목은 서양문물이 먼저 들어온 개항지답게 양식 레스토랑도 많이 보였다. 고베를 대표하는 고베 규(철판요리)도 있지만 스페인 바루(바)에 들어가 와인과 다양한 타파스(작은 안주)를 즐기고 숙소로 향했다.▶ 인공섬 포트아일랜드도쿄의 인공섬 ‘오다이바’가 있다면 고베시는 ‘포트아일랜드’가 있다. 개인적 취향이지만 도심에서 약간 떨어진 숙소는 교통이 불편하지만 가성비 좋은 시설에 조용히 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포트아일랜드의 ‘고베 폴토피아 호텔’에서 묵은 것도 같은 이유다.

고베는 도쿄 생활 10년이 넘는 내게 관광지보다는 살고 싶은 도시다. 서양과 일본의 문화가 잘 어우러져 있으며 한신 대지진 후 정비돼서 깨끗하다. 이웃에는 오사카와 교토 그리고 나라시가 모여 있어 관광과 인프라도 훌륭하다.
바로 옆의 오사카는 일본 제2의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고베에 살고 싶은 이유는 직접 와서 보고 느껴보시길.

글=Cona Kim(일본 여행 전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