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샘 올트먼’…딥시크 창업자 85년생 펀드매니저

입력 2025-01-28 10:38
수정 2025-01-28 10:40


간밤 엔비디아 주가 급락의 원인으로 지목된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창업자는 1985년생 광둥성 출신의 컴퓨터 공학 전공자로, 펀드매니저 출신이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의 젊은 기술 인재들을 모아 AI 연구에 몰두해온 이 작은 스타트업이 미국 대기업들의 아성을 뛰어넘는 창의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매사추세츠공대(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딥시크는 2023년 5월 중국 항저우에서 설립됐다. 설립자는 중국 광둥성 출신의 1985년생 량원펑으로, 그는 중국 명문 저장대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량원펑은 2015년 대학 친구 2명과 함께 '하이-플라이어'(High-Flyer)라는 헤지펀드를 설립했다. 그는 딥러닝 기반의 컴퓨터 트레이딩으로 자산을 80억 달러(약 11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시켰다. 이후 그는 소규모 AI 연구소를 운영하다 딥시크를 창업했다.

CNN은 량원펑을 오픈AI 창업자 샘 올트먼에 비유하며 “중국의 샘 올트먼”이라고 평가했다.

딥시크는 설립 이후 비용 효율성과 기술 혁신으로 주목받았다. 회사는 AI 모델 개발에 드는 비용을 극적으로 낮추며 성능을 높이는 전략을 펼쳤다.

2023년 11월 첫 오픈소스 AI 모델 ‘딥시크 코더’를 공개한 이후, 2024년 5월에는 더 진전된 ‘딥시크-V2’를 선보였다. 이어 출시된 ‘딥시크-V3’와 최신 모델 ‘딥시크-R1’은 성능과 비용 면에서 세계 AI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특히, 최신 모델 R1은 미국 수학경시대회(AIME)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오픈AI의 ‘o1’을 능가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딥시크 측은 딥시크-V3 모델 개발 비용이 557만6000달러(약 78억8000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는데, 이는 메타플랫폼이 라마3 모델을 엔비디아의 고가 칩 ‘H-100’으로 훈련에 투자한 비용의 10분의 1 수준이다.

단, 이는 엔비디아의 저가 칩인 ‘H800 GPU’를 시간당 2달러에 2개월 동안 빌린 비용을 계산한 것으로, 인건비와 운영비 등은 포함하지 않았다.

AI 업계는 딥시크의 사례가 “적은 자원으로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전통적인 비용 집약적 접근 방식에 일대 전환점을 제시했다고 평가한다.

다만, 딥시크 모델은 중국 정부의 검열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사용자는 챗봇이 중국 정부나 시진핑 국가주석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질문에는 답변을 피한다고 지적했다.

량원펑은 최근 리창 중국 총리와 만나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일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중국 기업이 미국을 따라잡으려 부단히 노력하지만, 미국의 첨단 칩 수출 제한이 여전히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