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현 시에라베이스 대표 "위험한 터널도 로봇이 점검"

입력 2025-01-26 16:53
수정 2025-01-27 00:24
“자동화 기술로 위험시설을 점검하면 시간과 비용을 각각 80%, 50% 줄일 수 있습니다.”

안전관리 자동화 솔루션 업체인 시에라베이스의 김송현 대표(사진)는 지난 24일 기자와 만나 “국내외 굴지 기업들과 인프라 점검 사업 제휴를 추진 중”이라며 “교량·터널과 화학·가스공장, 발전소 같은 위험시설에도 자동화 솔루션을 확대 적용하는 게 궁극적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는 이달 10일 폐막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 처음 참가해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2019년 설립된 시에라베이스는 드론·로봇 제작 및 자율주행 기술을 바탕으로 안전관리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다. 지난해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360도 회전형 라이다 상용화에 성공했다. 라이다는 물체에 쏜 적외선 광선이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대상의 입체감을 감지하고 거리를 계산하는 부품이다. 좌우상하를 모두 담아내는 이 기술 덕에 제각각인 복잡한 교량과 터널 구조를 드론으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눈 역할을 하는 이 회전형 라이다에 머리인 로봇 자율 운영 모듈을 합친 제품이 바로 ‘시리우스’다. 시리우스는 레벨4 수준의 자율 비행이 가능해 사람이 조종할 필요 없이 교량과 터널 등 시설물의 점검 위치를 자동으로 생성한다. 특히 장애물을 스스로 인지해 회피하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한 번에 10만 장 정도의 데이터를 확보한 뒤 3차원(3D)으로 지도화(매핑)해 균열과 이상 징후 등을 자동으로 모니터링한다. 법적 기준치인 0.3㎜보다 더 작은 0.1㎜ 미만 균열도 발견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국내 구조물 점검 시장은 용역 부문만 65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세계 시장 규모는 국내의 100배 정도다. 시에라베이스는 한국도로공사, 국내 발전사 및 대형 건설회사 등과 구매 계약을 논의 중이다.

최근 들어 이 회사가 가장 공들이는 해외 시장은 일본이다. 세계 10개국에 지사를 둔 판매 전문기업 아큐버와 손잡고 일본 시장 진출을 노린다. 송유관과 가스관이 밀집한 중동 지역과 미국에서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성과가 나면 지난해 30억원 안팎을 기록한 매출이 확 늘어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