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의미 안 둬"…'지지율 역전' 민주당, 자성 대신 외면 택했나

입력 2025-01-23 13:33
수정 2025-01-23 13:34

최근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오차범위 안과 밖에서 국민의힘에 밀린다는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이런 결과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여론조사 검증 및 제도 개선 특별위원회'(여론조사특위)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여론조사 문제와 개선 과제' 토론회를 열었다. 특위 위원장인 위성곤 의원은 모두 발언에서 "최근 보수층이 결집해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저희는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위 의원은 "이런 현상은 굵직한 국정 현안이 있을 때 특정 지지층 응답자가 활성화되고 과표집되어서 나타난 현상이니,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와 같은 시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그것도 국민의 뜻이니 저희로선 겸허하게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과는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 (인사에) 대해 체포·구속이 되고, 탄핵 심판이 순조롭게 이뤄진다고 보는 국민께서 민주당에 더 큰 책임과 역할을 요구하고 기대하는 것 아닌가"라며 "더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책임감 갖고 임하는 것이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역전된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사실상 비토하는 목소리가 다수 나왔다. 정치 브로커 명태 균 씨를 고리로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방식이다.

특위 소속 검증단장인 이연희 의원은 명태균식 기획 여론조사의 문제점으로 △특정 후보에 유리한 문항 설계 △유도 문항 배치 △표본 대표성 훼손 등을 꼽은 뒤 "지금은 여론조사가 정확하지 않은 시대"라고 천명했다.

이어 "이건 전 세계적인 추세"라며 "특히 특정 종교단체나 유튜버에 의해서 여론 동원이 가능한 시대"라고 말했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이한주 원장도 "최근 여론조사와 관련해 예상치 않았던, 예상했더라도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상황이 목도되고 있다"며 "모집단을 잘 찾아내는 게 아니라 여론조사를 통해 모집단을 흔들어대는 상황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연구원에서도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조금 더 과학적이고 냉정하고 진실에 가까운 상황을 파악해 당의 전략에 조금이라도 도움 되는 방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당 지지율이 역전된 뒤 일각에서 나오는 '보수 과표집' 문제를 짚은 것으로 보인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병진 의원은 여론조사를 '점성술'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김건희 씨가 좋아하는 점성술과 여론조사의 공통점이 뭐가 있을까? 다 예측한다는 것"이라며 "현대에 와서 정량적으로 접근해서 밝혀내고 있어서 과학성이 담보된다고 얘기하는데, 어떻게 보면 이런 것들이 다 정치 조작의 일환으로 최근 여론조사가 횡행하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여론조사 검증 특위는 지난 20일 구성됐다. 민주당은 특위를 띄우며 "여론조사의 왜곡 혹은 조작이 의심되거나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의뢰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외에도 친명계 한민수 의원은 21일 여론조사 업체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선관위가 규칙으로 규정한 여론조사 기관·단체의 등록 요건을 법률로 상향해 국회 통제를 받게 하는 게 골자다. 한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에 대해 "여전히 선거 여론조사 결과에 왜곡이 발생하고 있고, 선거여론조사기관 등록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편법 동원 등 사각지대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했다.

한편 최근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오차 밖 범위에서 국민의힘에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 기관 미디어리서치가 뉴스핌 의뢰로 지난 20~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48.5%, 더불어민주당이 38.8%로 나타나 오차범위 밖 격차를 보였다. 이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전화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고,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포인트에 응답률은 7.8%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리얼미터가 지난 16~17일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도는 46.5%로, 39%인 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이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을 통해 이뤄졌고, 응답률은 7.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