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는 2015년 철강경기가 호황일 때만 해도 울산 못지않은 부자도시로 다른 도시의 부러움을 샀다. 이후 불어닥친 세계 철강경기 침체에 2017년 규모 5.8의 지진이 겹치면서 포항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포항시는 이때부터 어떤 경제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위기에 강한 강소도시’체제 구축에 선제적으로 나섰다. 이를 진두지휘한 이강덕 시장은 ‘2차전지·바이오·수소’를 포항의 미래를 먹여 살릴 3대 신성장산업으로 스케일업하고 체계적인 생태계 구축과 전략적인 기업 투자 유치에 혼신을 다했다.
먼저 민선 6기(2014~2018년)에는 배터리 규제자유특구, 강소연구개발특구, 영일만관광특구 등 ‘3대 국가전략특구’에 잇따라 지정되며 산업구조 다변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민선 7기(2018~2022년)에 들어서면서 기초자치단체중 유일하게 특화단지 3관왕(2차전지·바이오·수소)을 달성한데 이어 균형발전 양대 특구인 기회발전특구와 교육발전특구는 물론 글로벌 기업혁신파크까지 석권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는 포항지역이 보유한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R&D)인프라와 유기적인 산학연 협업 체계 등 차별화된 강점을 기반으로 미래 신성장 산업을 집중적으로 예견하고 육성한 이강덕 시장의 선구자적 의지와 혁신이 결합해 이뤄진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2019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급성장을 예견하며 선제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 ‘배터리 규제자유특구’를 유치한 것이 첫 출발점이었다. 규제 특례, 세제지원 등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10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기업 투자 유치와 산단 활성화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전국 32개 특구 중 유일하게 4년 연속 우수특구에 선정되기도 했다.
2023년에는 ‘2차전지 특화단지’에 지정되며 영일만, 블루밸리 용수공급사업 국비 확보, 전력인프라 조기 확충, 산단계획변경 행정절차 패스트트랙 통과 등 산단 핵심 인프라 확충과 기업투자 유치에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는 전국 기초 지자체 중 최대 면적인 254만㎡(77만 평)의 2차전지 기회발전특구에도 지정돼 기업의 지방 투자를 촉진할 법인세 감면, 지방투자촉진 보조금 등 실질적인 지원을 받아 지방시대를 이끌 신성장 거점 도시로 도약에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포항 지역 수출에서 2차전지 소재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1%에서 2023년 39%까지 증가하며 철강과 함께 지역 경제를 튼튼하게 받치는 양대 축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6월 ‘바이오 특화단지’에도 지정되며 ‘바이오융합 클러스터’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항시는 그동안 구축해 온 세포막단백질연구소,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 등 포항형 혁신 바이오 연구개발(R&D)인프라와 연계해 인허가 특례 등 지원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백신 허브로 발돋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포항시의 숙원사업인 ‘포스텍 의대·스마트 병원’이 설립되면 시너지 효과로 명실상부 동해안 의료 혁신 거점도시이자 바이오 혁신도시로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포항 수소특화단지는 국내 최초 연료전지 클러스터로 조성되고 있는 블루밸리 국가산단 내 28만㎡ 지역에 지난해 11월 지정됐다. 포항시는 이곳에 수소연료전지의 생산과 수출 거점을 육성해 수소기업 총 70개사 유치, 매출액 1조원, 일자리 1만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발전특구과 더불어 포스텍과 한동대의 글로컬30대학 선정도 빼놓을 수없는 성과다.
2023년 3월에는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핵심 정책 중 하나인 기업혁신파크에도 지정됐다. 포항 흥해읍 일원 55만㎡에 산학 융합캠퍼스와 기업 육성 공간을 마련해 신산업 육성과 정주 여건개선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이 시장은 “신성장 산업을 더욱 고도화하고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해 전지·바이오·디지털 분야 3대 보국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