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뒤 처음 열린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회의의 공동성명에서 기존엔 있었던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이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쿼드 외교장관회의의 공동성명은 두 문장으로 구성됐다. 중국이나 북한 등 특정한 나라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다만 중국을 겨냥한 “무력이나 강압에 의해 현상을 변경하려는 일방적 행동을 반대”라는 문구는 종전 공동성명과 마찬가지로 포함됐다.
전임 정부인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 나온 쿼드 공동성명에는 한반도 비핵화를 비롯한 북한 관련 언급이 항상 포함된 바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 등이 북한을 두고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언급해 이번 쿼드 회의 공동성명에서 북한 비핵화 내용이 빠진 게 더욱 주목된다.
반면 쿼드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비핵화 언급이 빠진 것이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속단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이번 쿼드 회의에 참석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5일 인사청문회에서 대북 정책에 대해 "다른 나라들이 각자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구하도록 자극하지 않으면서 위기를 막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 우리가 찾는 해결책"이라며 "아직 그럴 준비가 안 됐다"고 말했다. 대북정책에 대한 검토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