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700兆 AI 프로젝트' 가동

입력 2025-01-22 17:57
수정 2025-01-31 19:4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년에 걸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5000억달러(약 720조원)를 투자한다고 공표했다. 세금 한 푼 들이지 않고 투자금 대부분을 해외에서 끌어와 AI 인프라 합작법인인 스타게이트를 설립하기로 했다. 자금 조달 임무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맡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큰 AI 인프라 프로젝트”라며 “거의 즉시 미국 내에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번 투자 계획과 관련해 “AI 기술의 미래를 보장할 것”이라며 “스타게이트는 미국의 잠재력에 대한 강력한 자신감의 선언”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손 회장을 비롯해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 최강자인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이 동석했다.

스타게이트의 첫 ‘캠퍼스’로는 텍사스주 애빌린이 낙점됐다. 텍사스는 셰일 혁명의 본거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중심 정책 최대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초기 1000억달러에서 투자금이 5000억달러로 불어나면 스타게이트 캠퍼스를 다른 주로 확장할 예정이다.

스타게이트 구상은 지난해 3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거대 AI 모델 구동을 위해 수백만 개의 서버 칩이 들어간 데이터센터를 약 1000억달러를 들여 구축하기로 한 데서 시작됐다. 여기에 아랍에미리트 국영 투자사인 MGX가 가세하고, 소프트뱅크가 글로벌 자금 조달을 맡으면서 규모가 다섯 배로 커졌다. AI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엔비디아, 소프트뱅크의 저전력 반도체 설계 IP(지식재산권) 자회사인 Arm도 스타게이트에 파트너사로 참여하기로 했다. 중국의 ‘AI 굴기’를 무산시키려는 트럼프 정부의 전략에 일본이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계 관계자는 “스타게이트 규모를 늘리기 위해 트럼프 정부가 한국 기업에도 손을 내밀 것”이라며 “어떤 방식으로 참여할지 전략적인 구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경주 기자/워싱턴=이상은 특파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