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지속가능 성장을 돕는 AI 활용법은 [커버 스토리④]

입력 2025-02-04 06:00
수정 2025-11-04 16:37
[한경ESG] 커버 스토리④ AI, 지속가능 성장의 미래 바꾼다
인터뷰 - 현진완 SAP코리아 파트너·배상근 세일즈포스코리아 솔루션 총괄부문장· 김현정 IBM 컨설팅 대표



현진완 SAP코리아 파트너

AI를 솔루션에 어떻게 내재화하고 있나.

“1년 전만 해도 인공지능(AI) 성능이 얼마나 더 고도화될 수 있는가가 논의의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AI가 비즈니스에 어떻게 통합될 수 있을까로 변해가는 변곡점에 있다고 생각된다. SAP는 머신러닝, 빅데이터, 생성형 AI를 포함해 비즈니스 내 적용되는 AI의 범위를 넓게 보고 있다. AI의 비즈니스 적용 방식에는 3가지가 있다. 첫 번째, SAP는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고도화된 AI 기술과 솔루션을 비즈니스 컨텍스트에서 한 플랫폼에 쓸 수 있게 제공하고 있다. 이를 임베디드 AI라고 표현한다. 두 번째는 AI 코파일럿인 쥴(Joule) 같은 AI 에이전트 AI를 제공한다. 세 번째는 AI 에이전트와 솔루션을 애플리케이션 안에서 기업의 입맛에 맞춰 제공하는데, 이를 커스텀 AI라고 표현한다.”

실제로 AI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돕고 있나.

“기후변화 혹은 순환경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등 영역에서 AI를 활용한 다양한 유즈케이스가 있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한 뒤 보고서 디자인이나 템플릿을 수작업으로 진행하는데, AI를 통해 생성된 데이터와 템플릿을 적용함으로써 ESG 보고서 초안을 작성할 수 있다. 탄소배출량을 산정할 때도 자재에 대한 정보와 코드를 AI를 통해 데이터를 생성하고 관리하도록 기능을 제공한다. AI를 적용할 때 가치가 크게 발생하는 영역은 이처럼 데이터 측정, 보고, 그리고 검증(MRV)의 자동화 등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영역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예측을 하거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하거나, 이 데이터 내에서 인사이트를 뽑아내거나, 자원 사용 최적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

AI와 관련한 리스크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솔루션을 탑재할 때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사전 검증하는 ‘책임 있는 AI’ 정책이 있다.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보면 가장 위험한 리스크 중 하나는 거짓 정보(misinformation)라고 본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AI에게 맡기고 질의했을 잘못된 정보들이 나와서 이해관계자들의 의사결정이 달라지면 안 된다. SAP는 이런 방식을 기술적으로 다루며, AI 보안에 대한 원칙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기업이 AI를 도입할 때 고민해야 할 점은.

“AI를 사용할 때는 크게 2가지가 중요하다. 첫 번째, 목적을 정의하는 것이다. AI에게 무엇을 시킬지 고민하는 단계로 넘어갔기에 이 목적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두 번째는 AI를 사용하는 데 맥락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탄소배출량을 관리한다면 어떤 제품을, 어떤 사업장에서, 어떤 공급망에서, 재무적 측면과 비재무적 측면을 볼 것인지 정해야 AI로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진다. 즉 기업이 무엇을 원하는지 확실하게 생각하고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C레벨 임원이 “친환경 제품을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공략할 때 해당 시장에서 추가적 원가 비중은 어떻게 될까?”라고 질문하면 AI 에이전트가 대답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기업의 탄소배출량에 대한 정보가 재무 정보, 법안 및 규제에 대한 정보, 사업장에 대한 정보, 공급망에 대한 정보가 맥락을 갖고 연결되어야 한다.”



배상근 세일즈포스코리아 솔루션 총괄부문장

AI가 기업의 지속가능성 성과를 높이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나.

“AI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필수 도구이자 혁신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기업의 환경영향을 정확하게 측정·개선하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과 프로세스 최적화를 통해 지속가능성 성과를 실질적으로 향상시킨다. 특히 에너지 사용량, 탄소배출량, 자원 소비 등 핵심 지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세일즈포스는 AI의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탄소중립을 위한 넷제로 클라우드 같은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기업들은 실시간 모니터링된 탄소배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속가능성 목표를 수립하고, ESG 규정을 준수하는 구체적 실행 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

AI로 기업의 지속가능성 성과를 도운 사례를 꼽는다면.

“대표적 예로 시계 브랜드 브라이틀링의 사례를 들 수 있다. 브라이틀링은 세일즈포스의 넷제로 클라우드를 도입해 탄소배출량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전에는 시설의 에너지 공급업체, 물류, 공급망 전반의 데이터를 수작업으로 수집해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오류 발생 가능성이 높았으나, 넷제로 클라우드 도입 후에는 데이터의 정확성과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또 공급망 전반의 파트너들과 협력해 매장에서 사용하는 건축 자재부터 가구까지 탄소배출량을 종합적으로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AI 에이전트는 기존 AI와 어떻게 다른가.

“단순히 언어모델을 활용하는 기존 생성형 AI와는 달리 다양한 업무와 상황을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가이드라인 내에서 실행 가능한 결과를 도출한다. 세일즈포스의 에이전트포스는 기업이 AI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직면할 수 있는 기술적·비용적 장벽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세일즈포스 플랫폼은 기업 데이터와 AI를 손쉽게 통합하고, 기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니즈를 예측하고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보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기능은 기업들이 신속하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즉 에이전트포스는 실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의 생산성과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나.

“세일즈포스는 에이전트포스를 기반으로 지속가능성과 관련한 인사이트를 자연어로 도출할 수 있는 배출량 인텔리전스 에이전트를 넷제로 클라우드에 구축해 이해관계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단 몇 초 만에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AI 에이전트는 기업의 과거 배출량, 기후 목표, 에너지 사용량 같은 핵심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해 보고서 작성이나 고객 문의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의 기후 목표는 무엇이고, 얼마나 달성했나요?”라고 질문하면, 설정된 감축목표와 진행 상황, 달성률 등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또 데이터에서 이상치가 발견되면 즉시 담당자에게 슬랙 알림을 보내 잠재적 문제를 조기에 발견·해결하도록 지원한다. 기업의 ESG 데이터 품질, 처리 속도, 투명성을 크게 향상시켜 데이터 정리에 필요한 수개월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김현정 IBM컨설팅 대표

생성형 AI를 IBM의 솔루션에 어떻게 적용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발전이 기대되나.

“IBM은 기업용 AI를 위한 생성형 AI 솔루션인 왓슨x를 보유하고 있다. 작년 초 출시된 IBM 컨설팅 어드밴티지는 컨설턴트들이 생성형 AI 어시스턴트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고 맞춤형 AI 자산 및 모델을 활용하게 하는 플랫폼이다. 이미 전세계 16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IBM 맥시모 애플리케이션 스위트(MAS)는 생성형 AI, 고급 분석 및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중요 장비와 인프라의 유지보수, 검사 및 안정성 작업을 간소화하는 통합 자산 라이프사이클 관리 솔루션이다. 앞으로 생성형 AI를 통해 데이터 기반의 실시간 의사결정, 새로운 제품·솔루션 개발도 가속화할 수 있다. AI가 신약 개발기간을 10년에서 수개월로 단축하고 있듯 저탄소 소재나 기후에 강한 작물 개발기간도 단축될 수 있다. 또 에너지 그리드를 최적화하며, 자원 효율성을 높이는 솔루션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생성형AI를 통해 지속가능성 성과를 개선한 기업 사례는.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인 윈터샬 데아는 전통적인 가스 및 석유 회사에서 탄소 관리 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IBM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조직 구조 및 전사 플랫폼을 구축하고 잠재적인 탄소 포집 및 저장(CCS) 현장에 생성형 AI 기반 도구를 개발, 평가 프로세스를 최대 40%까지 가속화했다. 이탈리아의 멀티 유틸리티 기업인 헤라(Hera SpA)는 IBM 컨설팅과 협력하여 AI를 활용해 유입 폐기물의 비디오 영상을 분석, 회수 및 재사용이 가능한 품목과 재료의 특성을 더 잘 파악해 89개 시설에서 효율성을 높였다. 또 IBM과 텍사스 A&M 농업생명 연구소는 생성형 AI 기반 가상 어시스턴트인 SWAT VEXA를 개발, 토양 침식, 공해 관리, 재해 위험 관리 등에 맞춤형 답변을 제공한다. 또 올해 1월 IBM과 로레알 그룹이 지속가능한 화장품 개발 촉진을 위해 업계 최초로 AI 모델을 구축하기로 했다.”

최근 기업들의 AI에 대한 관심을 실감하나.

“이미 2025년 신년 모토의 대부분을 ‘AI 전환’으로 바뀐 기업이 많다. 생성형 AI 출현 이후 지난 2년간 PoC(Proof of Concept, 개념 증명)를 진행했고 실제 서비스화된 프로젝트들도 다수다. 최근 IBM이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2400명 이상의 IT 의사결정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5%가 2024년에 계획한 AI 전략을 실행했다고 답했는데 실제 국내에도 AI 실험을 일정 부분 완료한 고객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서 좀 더 고무적인 것은 거의 절반에 달하는 47%의 리더들이 AI 투자에서 긍정적인 투자수익률(ROI)를 얻고 있다고 답한 것인데 AI가 PoC에서 전사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고객들이 AI를 활용한 솔루션을 적용하는 데 고민하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IBM이 작년 말 발표한 ‘2024 지속가능성 준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임원 10명 중 9명은 AI가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56%의 조직은 아직 지속가능성을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에 투자하는 데 있어 큰 어려움으로 경제적 이유를 꼽는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IT 투자의 48%가 운영 예산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아니라 '일회성'으로 이루어진다고 답했는데 이는 중장기적 관점의 투자 의사결정이 아직은 어려움을 보여준다. 또 지속가능성 보고를 하기 위한 지출이 실제 지속가능성 혁신에 대한 지출보다 43%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실제 지속가능성 개선 ‘전략’을 염두에 두고 AI를 활용하는 것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일 것이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