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히지 않는 LA 불길…경제적 손실 예상치 73조원으로 확대

입력 2025-01-10 15:34
수정 2025-01-1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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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째 계속되고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불이 좀처럼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피해액이 역대 산불 중 최고액으로 기록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보험사들의 손실 예상치도 나날이 불어나고 있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JP모간은 고객에게 보낸 서한에서 “산불로 인한 경제적 손실 예상치는 전날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해 500억달러(약 73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며 “보험 손실액은 200억달러를 초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LA 산불이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토대로 경제적 손실과 보험사들이 감당해야 할 피해 액수를 모두 두 배 높여 잡은 것이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 역시 산불 발생 지역이 부촌인 것을 고려하면 보험 손실이 수십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고 모닝스타 DBRS는 총 보험 손실이 80억달러 이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진화 작업이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화재 확산의 주범이었던 국지성 돌풍 ‘산타아나 바람’이 9일 오후 다시 강해지면서 산불 시작 지점인 팰리세이즈 산불 진압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LA에서 대피 명령을 받은 주민은 18만명이고 화재 면적은 3만4000에이커(약 137㎢)로 확대됐다. 서울 면적(약 605㎢)의 22%에 해당한다. 사망자는 10명으로 늘어났고 불에 탄 건물은 약 1만채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미국 산불 중에서 역대 최고 피해액은 2018년 북부 캘리포니아주(州) 캠프 산불 당시에 기록된 125억 달러였다. 사상 최악의 피해를 남긴 자연재해는 2005년 미국 뉴올리언스 등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피해액은 1020억 달러에 달했다.

LA 산불은 캘리포니아 보험업계와 재보험 업체에도 타격을 줄 전망이다. 잇따른 산불로 대규모 보험금 지급이 이어지면서 이미 보험업계의 재정 상태는 악화된 상태다. FT에 따르면 순자산가치가 높은 부동산을 주로 다루는 보험회사 처브를 비롯해 올스테이트, 트래블러스 등 미국 대형 손해보험사가 손실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된다.

올스테이트와 스테이트팜은 최근 주택 보험 상품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지난해 스테이트팜은 캘리포니아주 내 7만2000가구의 주택 및 아파트에 대한 보험 갱신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여기에는 이번 산불 피해 지역인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보험 계약 70%가량이 포함됐다. FT는 “이에 따라 주택 소유자들은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지원하는 ‘페어 플랜’ 또는 주 정부의 보험 규제를 받지 않는 비인가 보험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