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방탄조끼' 박종준 경호처장 경찰 출석…긴급체포 되나 [영상]

입력 2025-01-10 10:45
수정 2025-01-10 11:03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경찰 등의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입건된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결국 경찰에 출석했다. 경찰 소환 요구에 2차례 이상 불응하면서, 경찰이 체포·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려 들자 마지못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오전 10시 5분께 박 처장은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 출석했다. 박 처장은 취재진에 “현재 정부기관끼리 이렇게 충돌하고 대치하는 상황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께서 걱정이 크실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물리적인 충돌이나 유혈사태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처장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그동안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정부기관 간의 중재를 건의했다”며 “대통령 변호인단에게도 제3의 대안을 요청했지만, 그에 맞는 답을 얻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박 처장은 지난 3일 공조수사본부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을 당시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차벽을 설치하고 관저 주변에 철조망을 설치하는 등 공무 집행 방해를 사전에 준비해 왔다. 경찰은 두 차례 박 처장에게 소환조사를 통보했지만, 박 처장은 이에 응하지 않았고,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까지 조사를 받으라며 마지막 3차 통보를 날렸다.

경찰은 박 처장의 3차 통보 불응 시 체포 및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해 왔다. 박 처장은 궁지에 몰릴 상황에 대비해 이날 출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이날 박 처장을 긴급 체포할 가능성이 있다.

이날 박 처장은 공조수사본부의 체포영장 집행 등 수사 방식을 비판했다. 그는 “현직 대통령 신분에 맞는 수사가 진행돼야한다”며 “우리나라의 국격에 맞게 대통령에게 적정한 수사 절차가 진행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그동안 수사기관의 2차 출석 요구까지 거부해 왔다. 그러다 뒤늦게 모습을 드러내며 ‘시간을 끌려는 목적이 있었느냐’란 지적에 대해 “경찰 소환조사에는 처음부터 응하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변호인단의 준비가 다소 늦어져 오늘 응하게 됐다”며 “모든 내용을 소상하게 밝히고 성실하게 수사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이 적법하게 발부됐는데 법 집행을 막은 이유가 무엇이냐”란 취재진의 질문에 박 처장은 “여러가지 법리적으로 이론이 있다”고 대답했다. 체포영장 적법성에 문제가 있다고 시사하면서 박 처장은 “법리적인 논쟁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날 경호처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그 직무를 대신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