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UAM이 바꿀 생활에 대비한 도시가 필요합니다 [더 머니이스트-최원철의 미래집]

입력 2025-01-10 06:30
수정 2025-01-10 17:11

국내에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새 아파트는 조경이나 외관도 멋지지만, 실내에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홈 시스템까지 설치되어 있습니다.

미국 소비자가전쇼(CES) 2025에서 선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홈 시스템은 국내에 이미 보편화됐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미래 주거라며 환호하는 스마트홈이 어느새 한국에서는 신축이라면 당연한 시스템이 되었고, 향후에도 인공지능(AI)과 드론 택시로 유명한 도심항공교통(UAM) 등으로 인해 생활이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사는 도시 환경이나 주거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와 맞물려 배달 문화가 확산하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부터 동네 상가까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최근에는 '래미안원베일리'나 '메이플자이' 같은 대규모 재건축 단지도 상가 통매각에 나서고 있습니다. 개인 분양이 되지 않는 탓입니다.

입주 10년이 넘은 위례신도시나 세종시도 '상가의 지옥'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주상복합이나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신도시 상업지역·업무지역 비율은 그대로입니다. 도시 계획이 변하지 않으면서 팔리지 않는 상가를 짓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지방 소멸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일자리와 주거 문제로 인해 지방 소멸은 더 가속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려 해도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관광지에 대규모 숙박시설이나 리조트를 개발하려 해도 직원을 구하기 어렵습니다. 한국에 돈을 벌러 온 외국인 노동자조차 지방으로 가길 꺼릴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 미분양 주택을 사면 1주택을 인정해준다고 해봐야 누가 구입할지 의문입니다.

정책과 제도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기술은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독일 BMW의 미국 공장에서는 사람형 로봇인 휴머노이드가 생산라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아마존도 단순 업무는 휴머노이드에 맡기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는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내년 정식 출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삼성전자도 CES 2025에서 휴머노이드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신기술로 인해 앞으로 바뀔 미래 주거와 도시 형태를 대비해야 합니다. 지방의 일자리를 휴머노이드가 채울 시기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UAM과 자율주행차 등을 사용해 지방에서도 병원, 백화점, 학교 등 생활 SOC 접근성을 높여야 합니다. 지방에 은퇴자 마을을 만들더라도 혼합현실(MR) 등을 활용해 재택근무 여건을 조성해야 합니다. 무인 이동 우체국은 이미 국내에서 선보였고, 무인 약국과 편의점도 조만간 지방을 중심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막연한 변화를 예상하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이미 세계 1위 설계 사무소인 Gensler에서는 이러한 미래형 도시 설계하고 있고, 네덜란드 MVRDV에서도 미래형 버티포트 설계안을 선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첨단 시설을 가장 빠르게 적용하는 나라는 한국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모든 건축물에 UAM 버티포트를 두고 모든 시설에서 로봇·드론 배송이 이뤄질 시기를 대비해야 합니다. 스마트홈은 당연하고 전기와 가스 검침까지 자동화하고 자율주행차량의 접근은 쉬워야 합니다. 1기 신도시 재건축은 물론 모든 노후 단지 재개발·재건축, 지방 은퇴자 마을 등에 모두 이런 기술을 적용해야 빠르게 변화는 세상에 발맞출 수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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