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손실 없이 회사채 투자' IMA 사업자 나오나…금융위 "신규지정 추진"

입력 2025-01-08 17:58


금융위원회가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에 종합투자계좌(IMA) 사업길을 열어준다. 신규 지정 사업자가 나오면 일반 투자자들이 원금 손실 걱정 없이 기업대출이나 회사채에 투자할 수 있는 IMA 상품이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8일 금융위원회는 이날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5년 경제1분야 주요현안 해법회의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이같은 내용을 비롯한 2025년 업무계획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 기업신용공여 한도, 발행어음, IMA 제도 개선을 통해 종투사의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공급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금융위는 이날 초대형IB를 신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한 증권사는 초대형IB 진입을 신청할 수 있다. 초대형 IB가 되면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자기자본의 두 배 규모까지 발행할 수 있는 발행어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앞서는 하나증권, 키움증권 등이 초대형IB 도전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말 종투사 지정을 받은 대신증권도 다음 목표를 자기자본 4조원대 초대형 IB로 보고 있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 증권사에는 IMA 허용을 추진한다. IMA는 초대형IB가 원금지급 의무를 지고, 투자자가 맡긴 예탁금을 운용해 거둔 이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구조다. 발행어음 등과는 달리 일정 비율을 기업금융에 투자하는 식으로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조건을 충족할 경우 한도 없이 일반 투자자 자금을 모집할 수 있다.

국내 종투사 중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조건을 충족한 상태다. 정부는 2016년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투사에 대해 IMA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으나 그간엔 세부 운용 규정 등이 없어 실제 사업자가 나오진 않았다. 정부는 올 1분기 중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종투사 기업신용공여 한도 관련 규정 개선에도 나선다. 종투사들이 집중해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단기 성과 위주 사업 대신 벤처기업에 모험자본을 더 공급하도록 하는 등 기존의 사업 편중구조를 바꾼다는 취지다.

종투사는 증권사의 IB 역량을 끌어내기 위한 제도로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신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차등적 인센티브를 준다. 국내 증권사 중 종투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총 10곳이다.

금융위는 이날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국내 자회사를 통한 펀드중개업을 허용할 방침이라고도 밝혔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해외 자산운용사가 해외 펀드를 국내에 판매하고 싶어도 인가가 없어 판매할 수 없다는 애로사항이 있다고 한다"며 "이들에 대해 국내 자회사를 통한 단독 펀드 중개업을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