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이 총 30억달러 규모 글로벌 본드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작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부와 공공기관, 국내 금융회사를 통틀어 외화채 발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탄핵 정국 여파로 국내 금융사의 자금 조달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이번 글로벌 본드 발행은 대외 신인도 제고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은은 지난 7일 총 30억달러어치 채권 발행을 확정했다. 3년 만기 변동금리, 3년·5년·10년 만기 고정금리 채권이다. 각각 4억달러, 8억5000만달러, 12억5000만달러, 5억달러 규모다.
3년 만기 변동금리 채권의 발행 금리는 미국 무위험지표 금리(SOFR)에 47bp(1bp=0.01%포인트)를 더했다. 3년과 5년, 10년 고정금리 채권 발행 금리는 동일 만기 미국 국채 금리에 각각 30bp, 48bp, 63bp를 더한 수준이다.
수은은 당초 20억달러 발행이 목표였다. 그러나 400개 이상 투자자로부터 최대 100억달러를 주문받는 등 투자 수요가 몰리자 최종 발행 금액을 30억달러로 늘렸다.
이번 발행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등장한 첫 공모 외화채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정치 혼란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우려가 높아져 긴장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수은이 이 가운데서도 대규모 조달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후발 주자의 부담은 한층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