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설 나오자…尹, 보란듯이 관저서 카메라에 포착

입력 2025-01-08 16:07
수정 2025-01-08 17:23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관저를 빠져나갔다는 도피설이 제기된 가운데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모습이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입구 부근에서 포착됐다.

8일 오마이TV가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이날 오후 12시 53분께 관저로 향하는 도로를 따라 입구까지 내려왔다. 양팔과 다리를 넓게 벌리며 걷는 모습이 평소 윤 대통령의 걸음걸이와 흡사했다.

해당 인물은 관저에서 삼거리 방향으로 난 도로를 따라 걸어 내려온 뒤 3차 저지선에 멈춰서 양쪽을 둘러봤다. 앞서 지난 3일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수사 인력이 진입했다가 대통령 경호처 인력에 가로막혔던 위치다.

이 남성은 저지선 인근을 돌아보며 7분가량 머물렀다. 이 인물이 윤 대통령이라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관저에 머무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이날 오전부터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도피설을 제기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군 관계자로부터 윤 대통령이 용산 관저를 빠져나갔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전날 오동운 공수처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 대통령의 도피 가능성에 대한 야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선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여러 가능성 중에 숨거나 도주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것이냐"고 이어진 질문에 "맞다"고 답하기도 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윤 대통령이 돌연 카메라에 포착된 것을 두고, 도피설을 의식한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도피설에 대해 "어제 저녁에 대통령을 뵙고 왔다"며 부인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