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화가] 자연에서 먹고 자며…자연을 그리는 강명희

입력 2024-12-31 17:44
수정 2025-01-01 02:44
1972년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강명희(사진)는 오직 붓 한 자루만을 들고 홀연히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 아카데미 라 그랑드 쇼미에르에서 미술 공부를 하며 본격적인 작업 활동을 펼쳤다. 한국을 떠난 지 15년 만인 1986년, 그는 한국 여성 작가 중 최초로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전시를 열었다.

강명희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색과 자연이다. 그는 단순히 작업실에 앉아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아니다. 무거운 캔버스를 들고 세계를 돌며 사람들을 만나고, 그곳에서 경험한 자연을 토대로 작업에 들어갔다. 인도와 칠레, 중국에서 남극까지 지역과 대륙을 가리지 않고 쏘다녔다. 사막과 빙하, 넓은 초원을 찾아다니며 영감을 얻으려고 노력했다. 완벽한 사막을 표현하기 위해 몽골을 찾아 현지인과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잤으며, 남극 빙하를 찾아 며칠간 바깥에 앉아 얼음이 떨어지는 모습을 그리기도 했다. 강명희는 2025년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개인전을 열며 관객을 만난다. 오는 3월 열릴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의 2025년을 여는 첫 전시다. 국내 활동이 비교적 적은 그이기에 이번 전시는 강명희의 ‘자연 예찬’을 살펴볼 좋은 기회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