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지난 26일 발표한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의 이커머스 합작법인(조인트벤처) 설립 내용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G마켓 일병 구하기’가 핵심이다.
신세계가 2021년 3조4400억원의 거액을 들여 인수한 G마켓은 2022~2023년 연속 적자를 냈다. ‘회심의 승부수’를 던졌으나 아직 가시적 성과를 못 내는 상황에서 알리바바와 손잡아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정형권 G마켓 대표(사진)는 사내 공지를 통해 “G마켓이 2021년 신세계그룹 계열사로 합류한 이래 시장 3위권을 유지하며 고군분투해왔으나 시장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고 선두권 기업 지위는 공고해지는 상황”이라고 짚은 뒤 “시장 변화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선도 기업으로서의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영향력이 압도적인 쿠팡을 염두에 둔 것으로, G마켓 입장에선 글로벌 이커머스 알리바바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사업적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파트너십에는 정 대표의 역할이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알리바바코리아 총괄과 알리페이 유럽·중동·코리아 대표를 지낸 뒤 올해 6월 G마켓 대표가 됐다. 신세계가 “이커머스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판단하에 영입한 인사인데 약 6개월 만에 알리바바와의 ‘동맹’이 성사된 것이다.
신세계는 당시 정 대표와 함께 G마켓 최고제품책임자(CPO)에 해당하는 PX본부장엔 네이버 출신 김정우 상무를, 신임 테크(Tech)본부장은 쿠팡 출신 오참 상무를 영입하는 등 경쟁사에서의 ‘외부 수혈’로 이커머스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