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3년가량 꼬박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임차 가구는 월 소득의 22.7%를 임차료로 지출했으며, 국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주거지원 프로그램은 매매와 전세에 필요한 대출 지원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12월 전국 표본 6만1000 가구를 직접 방문해 면담 조사한 '2023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지난해 서울 자가 가구의 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Price Income Ratio)는 중간값 기준으로 13배로 나타났다. PIR은 월급을 고스란히 모았을 때 집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서울 다음으로 PIR이 높은 지역은 세종시(8.7배)로 나타났다. 이어 경기 7.4배, 대전 7.1배, 부산과 대구가 각각 6.7배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전국 임차 가구의 월 소득 대비 월 임차료 비중(RIR·Rent Income Ratio)은 중윗값 기준 15.8%로 전년(16.0%)보다 0.2%포인트 감소했다. 전·월세 세입자들은 월 소득의 15.8%를 임차료로 지출했다는 얘기다. 수도권 RIR이 20.3%로 가장 높았다. 전년(18.3%)보다 2.0%포인트 상승했다.
주택 보유에 관한 의식을 조사한 결과 '보유해야 한다'는 응답은 87.3%로 전년보다 2.3%포인트 감소했다. 전체가구 중 주거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가구는 40.6%로 전년 대비 3.0%포인트 증가했다. 필요한 지원은 '주택구입자금 대출 지원'(35.6%), '전세자금 대출 지원'(24.6%), '월세 보조금 지원'(11.0%),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10.7%) 순으로 조사됐다.
청년 가구는 81.1%가 전·월세 집에 살고 있고, 68.4%가 비아파트에 거주했다. 신혼부부는 46.4%가 자가에 거주했으며 아파트(73.9%)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