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4선 도전' 공약 발표…"아시안컵·여자월드컵 유치"

입력 2024-12-26 11:50
수정 2024-12-26 11:51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12가지 공약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다목적 회의실에서 "남은 목표를 완수하고 축구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 소통을 확대해 KFA 신뢰를 회복하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며, 축구 산업 발전 및 축구 저변 확대하겠다는 4대 목표를 추진하겠다"며 공약을 발표했다.

정 후보는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 ▲집행부 인적 쇄신 및 선거인단 확대 통한 지배구조 혁신, ▲대표팀 감독 선임 방식 재정립, ▲남녀 대표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권 진입, ▲2031년 아시안컵·2035년 여자월드컵 유치, ▲K리그 운영 활성화를 위한 글로벌 스탠다드 규정 준수 및 협력 관계 구축, ▲시도협회 지역 축구대회 활성화 및 공동 마케팅 통한 수익 증대, ▲국제심판 양성 및 심판 수당 현실화, ▲우수선수 해외 진출을 위한 유럽 진출 센터 설치·트라이아웃 개최, ▲여자축구 활성화를 위한 프로·아마추어 통합 FA 컵 개최, ▲유소년·동호인 축구 저변확대 및 지도자 전문 교육 프로그램 지원, ▲축구인 권리 강화 및 일자리 창출, ▲축구 현장과의 소통강화 및 인재 발탁 등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온 국민이 축구를 즐기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내가 잘할 수 있는 축구 외교와 축구센터 건립 마무리 등을 하는 데 집중하고, 현장에 목소리도 경청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2013년 축구협회 회장을 처음 맡아 3회 연속 회장직을 맡아왔다. 하지만 몇 년 사이 국가대표 감독 선임과 관련해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퇴 여론까지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하고 여론도 등을 돌렸지만, 연임 의지를 꾸준히 드러내 왔다.

정 회장이 4선에 도전하려면 우선 체육회 공정위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체육회 정관상 3선 이상 연임하려면 ▲국제스포츠 기구 임원 진출 시 임원 경력이 필요한 경우, ▲재정기여, 주요 국제대회 성적, 단체평가 등 지표를 계량화해 평가한 결과 그 기여가 명확한 경우에만 공정위 심사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정 회장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과 더불어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특혜 논란 등이 문체부 감사와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나면서 축구계 안팎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10월 대한축구협회 내부에 문체부 출신 인물들이 대거 포함된 '축피아' 의혹을 두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하는가 하면, 정 회장의 4선 도전에 대해서는 '불가' 방침을 거듭 밝혀 왔다. 유 장관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정 회장의 출마를 허가하더라도 "시정 명령을 내릴 것이고 그것도 안 되면 최종적으로 승인 불가까지 하겠다고 얘기했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탄핵 정국 이후 정몽규에 대한 비판 발언은 나오지 않고 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도 불법 계엄 사태 후 다른 국무위원들과 함께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정국에 돌입하면서 정 회장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