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를 책임지는 공기업으로 활약하고 있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자원 무기화 등으로 에너지 안보가 각국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가스공사의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 ○ 에너지 안보에 앞장서는 가스공사한국은 94% 이상의 에너지를 해외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자원 빈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 지정학적 분쟁에 따른 자원 무기화 등은 에너지 넘어 경제 안보의 위협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는 국내 천연가스 수급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국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현재 12개국에서 23개 해외사업을 펼치고 있다.
가스공사는 천연가스 공급을 통한 국민 생활의 편익 증진을 위해 1983년 설립됐다. 현재는 해외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해 약 5000㎞의 배관을 통해 전국 도시가스사와 발전소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 30여 년 동안 천연가스의 탐사·개발사업에서부터 LNG 액화플랜트 건설·운영, 도시가스 배관 등 인프라 사업에 이르기까지 천연가스 전 밸류체인에서 활약하며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가스공사는 1990년대부터 안정적인 천연가스 확보를 위해 해외사업 투자를 검토했다. 가스전 개발을 시작한 중동을 선점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당시 ‘카타르와 오만이 천연가스 생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정보가 입수되자 가스공사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특히 가스공사가 도입 협상을 벌인 카타르 북부 가스전은 확인된 매장량만 당시 세계 최대인 36억3000만t 규모였다. 가스공사는 1997년 카타르로부터 프로젝트 개발 지분 5%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비슷한 시기에 오만에 대한 5% 지분 투자도 결정했다.
가스공사가 중동 자원 보유 핵심국과 계약을 잇달아 체결한 것은 국내 천연가스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를 앞둔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가스공사는 2000년 이후 천연가스 사용량이 급속하게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중동에 대한 조기 투자에 나섰고 공급망 다변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 “해외사업 투자 회수율 상승할 것”가스공사가 지난해까지 카타르, 오만 사업을 통해 거둔 누적 배당금은 2조 원, 누적 수익률은 9483%에 이른다. 이러한 배당수익은 공기업과 민간 기업을 통틀어서 가장 큰 규모다. 사업에 동반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배당 수익까지 합하면 4조 원이 넘는다. 가스공사의 배당 수익은 가스요금 인하 재원으로 활용돼 국민의 난방비 부담을 낮추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작년 11월 오만 LNG사업 지분투자 계약을 10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가스공사는 향후 10년간 배당 수익뿐 천연가스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가스공사는 다수의 해외 사업이 본격적인 생산단계로 진입함에 따라 투자 회수율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투자비 회수액의 일부는 신규 사업에 전략적으로 재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