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6년 만에 선보이는 대형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의 완전 변경 모델 '디 올 뉴 팰리세이드'가 기아 카니발이 독주하던 '국산 대표 패밀리카'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팰리세이드 신차는 9인승 트림이 처음으로 추가되는 데다 최근 인기가 높은 하이브리드 라인업까지 갖췄다. 그간 "사실상 대체재가 없다"던 카니발 외의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26일 현대차에 따르면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신형 팰리세이드는 △넓어진 제원을 바탕으로 극대화된 공간활용성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최초 적용 △승차감 및 정숙성 개선 △다채로운 첨단 안전·편의사양 탑재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전 세대 모델 대비 65mm 증대된 5060mm 전장과 70mm 증대된 2970mm의 휠베이스로 넓은 실내공간에 가족 단위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시트와 콘솔, 대시보드 등 내장 구성요소들을 배치했다.
특히 이번에 하이브리드와 9인승 트림을 추가한 점이 눈길을 끈다. 그동안 국산 9인승 SUV 모델에 대한 수요가 상당했지만 카니발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었다.
카니발 9인승 모델은 국내 법규상 고속도로 전용차 이용이 가능하단 장점도 있었다. 지금까지 팰리세이드는 최대 8인승 모델까지만 있었기 때문에 전용차로 이용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신형 모델은 이런 장점까지 갖추면서 카니발의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다. 예비 구매자들 사이에서 앞으로 카니발 대신 팰리세이드 구매를 고려하겠다는 반응도 상당하다.
작년 한 해 카니발은 약 7만대, 팰리세이드는 약 4만대 판매돼 카니발이 국산 대형 SUV 최강자 자리를 지켰지만 팰리세이드 신형 모델이 추가되면 판도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사전 계약 첫날인 지난 20일 3만3567대 계약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기아 신차 가운데 2022년 8월 현대차 아이오닉6 3만7446대, 2023년 11월 기아 더 뉴 카니발 3만6455대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첫날 사전 계약 대수다.
첫날 사전 계약 유형을 살펴보면 계약자 70%가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모델보다 가격이 600만원 이상 비싸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틈탄 하이브리드차 인기가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수요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계약자의 40%는 9인승 트림을 택했다.
신형 팰리세이드 2.5 터보 가솔린 모델의 트림별 가격은 4383만~5794만원, 2.5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4982만~6424만원이다. 현대차는2.5 터보 가솔린 모델을 다음 달 중순부터 고객에게 인도하고 하이브리드 모델은 인증 절차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출고를 시작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한층 고급스러워진 디자인과 안락한 인테리어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현대차 SUV 라인업의 프리미엄 플래그십 모델"이라며 "압도적 존재감으로 국내 대형 SUV 시장의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