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타운 스타트업 CEO] 클린뷰티 브랜드 ‘사계정원’을 만드는 스타트업 ‘트라이미’

입력 2024-12-26 23:16

트라이미는 클린뷰티 브랜드 ‘사계정원’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전서영, 임은서 대표(25)가 2023년 9월에 설립했다.
‘사계정원’은 이름처럼 모든 계절에 사랑받는 지속 가능한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다. “사계정원은 시즌마다, 또 유행마다 갈아치우는 화장품이 아니라 모든 시즌에 오래 사랑받는 지속 가능한 화장품을 만듭니다. 주로 식물유래 추출물을 활용했습니다.”
대표 상품 ‘워터돔 오일 겔’은 흘러내리지 않게 겔 타입으로 만들어져 젤리처럼 말랑말랑한 오일이다. 순수한 오일 성분이라 건조한 부위 어디든 사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오일을 펌핑 타입의 튜브로 만나는 것이 생소할 수 있습니다. ‘워터돔 오일 겔’은 짜서 쓸 수 있는 바세린이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다만 밤이 아닌 젤 타입이라 훨씬 산뜻하며, 얼굴이나 바디 로션으로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멀티 ALL 세린’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활용은 정말 다양합니다. 메이크업 위에 톡톡 두드려서 피부 광을 표현하는 용도로 많이 씁니다. 이 활용이 인플루언서들한테 큰 인기를 끌어서 속광 메이크업 꿀템으로 입소문을 타기도 했습니다.” (임은서 대표)
임 대표는 “기존 화장품 시장에 없던 신제형이 제품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다른 화장품처럼 화려한 성분이나 감성적인 무드를 넣지는 않았지만, 너무도 익숙한 오일이라는 제품의 형태를 확 틀어버린 것 하나로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성분이나 패키지는 오히려 훨씬 단순화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위해, 타이틀이 될 만한 기능성 원료보다는 순수하고 자극 없는 성분을 선택했습니다.” (임은서 대표)
‘워터돔 오일 겔’은 약간의 점도가 있어서 기존 오일보다 훨씬 편하고 오래 가지만, 끈적거림은 아예 없다. 이렇게 만들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화장품 공학 전공자로 오일을 산뜻한 수딩 젤처럼 만든다는 것은 정말 극악의 난이도입니다. 제조사 사람들과 함께 1년을 고생해서 만들어낸 제형입니다. 직접 발라본 사람들은 이 사용감에 감탄합니다. 오일이라 답답하거나 무겁지는 않을까 싶겠지만 보습만 채워주고 싹 스며드는 신기한 제형입니다. 이 기술력 하나로 한국 최대 화장품 개발 공모전인 ‘KOREA COSMETIC CHALLENGE’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제품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전서영 대표)
전 대표는 “이런 오일 제품이 시장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의 용량을 오일로 채우다 보니 원가가 엄청나게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량의 정제수를 혼합해서 만들기도 하는 일반 페이스 오일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점도가 없어지거나 하얗게 변합니다. 순이익을 생각하면 다른 기초 상품군에 비해 사업성이 낮은 편입니다. 실제로 만드는 과정에서 다른 브랜드 대표들이 원가를 듣고 기함했습니다. ‘뭘 몰라서 그런다’라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경영인보다는 연구원에 가까워서 화장품을 만들 때만은 잘 타협이 되지 않습니다. 제품과 수익이라는 갈림길에 서게 된다면 앞으로도 ‘뭘 모르는 사람’ 같은 선택을 반복할 것 같습니다.” (전서영 대표)
사계정원은 글로벌 수출 업체와 협력하여 영국과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큰 성과를 거둔 이후로 유통 제안이 굉장히 많이 들어왔습니다. 특히 해외 바이어들이 많은 연락을 줬습니다. 서양에서는 피부가 얇고 건조한 특성 때문에, ‘워터돔 오일 겔’의 고보습 효과가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간 것 같습니다. 의외로 더운 지역에서도 반응이 좋았습니다. K-뷰티에 열광하는 동남아 고객들은 한국 아이돌 같은 깨끗하고 빛나는 피부 표현을 위해, ‘워터돔 오일 겔’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워터돔 오일 겔’이 유럽에서는 고보습 기초 화장품으로, 동남아에서는 하이라이터처럼 사용하는 색조 화장품으로 각기 다른 용도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원래 한국의 사계절 기준으로 모든 시즌에 맞출 수 있는 범용적인 화장품을 기획했던 건데, 덕분에 오히려 기후와 상관없이 전 세계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임은서 대표)
국내에서는 이달 말에 SNS 직접 판매와 플랫폼 라이브 커머스로 판매가 예정되어 있다. 제품의 특성상 단순한 판매 페이지보다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오프라인 부스와 영상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오프라인 부스에서 ‘워터돔 오일 겔’을 테스트해본 고객들은 대부분 제품에 만족하며 실구매로 이어졌습니다. 고객들이 ‘이런 제품을 기다렸다’는 피드백을 줄 때, 정말 보람을 느낍니다. 인스타그램에서도 제품 자체보다도 직접 활용한 모습을 보여드리며 홍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즉각적으로 예쁜 광을 만들어줄 수 있어 인플루언서들의 손에서 ‘셀카 물광치트키’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전서영 대표)
트라이미는 어떻게 설립됐을까. “팀 이름 ‘트라이미’는 올리브영 테스터 상품에 붙어있는 친숙한 스티커 문구에서 따왔습니다. 화장품공학과를 졸업하고 올리브영에서 오랜 기간 일하며 현장에서 고객과 함께 소통했습니다. 올리브영에서 일할 때도 혼자 매출을 어마어마하게 올릴 정도로 고객의 마음을 잘 알기로 유명했었습니다, 이러한 현장 경험을 살려 한국 최대 화장품 공모전인 ‘2023 KOREA COSMETIC CHALLENGE’에서 대상을 받아서 지금의 제품과 브랜드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전서영 대표)
창업 후 임 대표는 “고객한테 가는 택배를 포장할 때 뿌듯하다”며 “공들여 만든 제품이 예쁘게 포장되어 주인을 만나러 가는 모습은 시간이 지나도 언제나 감동”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임 대표는 “다음 목표는 메디컬-에스테틱 분야로의 확장”이라고 말했다.
“연구 중인 원료는 피부과 시술에 사용되는 성분으로, 물에서는 결정이 생겨 제품화가 어렵지만 오일에서는 부드럽게 녹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제약 회사와 협력하여 새로운 코스메틱 사업을 기획 중입니다. 고가의 피부과 시술 효과를 가정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다음 마일스톤입니다. 또한, 수출로 주력해 가는 과정에서도, 언젠가는 꼭 국내 올리브영에 입점하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 (임은서 대표)
트라이미는 아이템을 인정받아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에 선정됐다.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은 대학과 지역이 협력해 대학 인근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캠퍼스타운 입주기업은 시설 임차비용, 공용 사무기기 무상 지원, 공과금을 비롯한 시설 운영비 일부 지원 등의 혜택을 지원받는다. 기업의 희망과 특성 등을 고려해 전용 사무공간 또는 코워킹 스페이스 등이 배정되며 다양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설립일 : 2023년 9월주요사업 : 화장품 판매성과 : 2024년도 매출 7000만원, 크라우드 1차 펀딩(와디즈) 2,111% 달성, 2차 펀딩 1,495% 달성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