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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커피 기업 스타벅스가 지난해 중동 불매운동에 이어 올해는 노조 파업으로 고전하고 있다. 커피 시장의 치열한 경쟁으로 매출이 둔화하는 가운데 파업으로 연말 대목까지 놓칠 위기다. 스타벅스는 멕시칸 체인 ‘치폴레’ 성공 신화를 이끈 브라이언 니콜 최고경영자(CEO)를 지난 9월 구원투수로 영입했지만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면서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달에만 주가 12% 넘게 빠져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타벅스는 2.82% 상승한 89.91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11일부터 8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가 반등에 성공했다. 월간 성과는 좋지 않다. 스타벅스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12.16% 떨어졌다. 20일 스타벅스 노조가 파업을 선언한 여파로 23일에는 약 4개월 만의 최저가(87.44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나흘째 이어진 파업으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증폭됐다. 미국 스타벅스 노조는 본사가 있는 시애틀을 포함해 로스앤젤레스(LA) 등에서 파업을 시작해 이날 기준 전국 1만6000개 매장 중 300여 개가 문을 닫았다. 경제매체 배런스는 “파업한 매장 비중은 작지만 1년 중 가장 큰 대목인 크리스마스 시즌에 발생했기 때문에 악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사측과 노조는 임금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는 “회사 측은 향후 몇 년간 임금 1.5% 인상을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시급으로 따지면 50센트도 오르지 않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회사 측은 “직원들은 다른 소비재 기업에서 제공하지 않는 경쟁력 있는 급여와 복리후생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치열한 경쟁에 글로벌 고객 이탈 지속커피업계의 경쟁 환경도 녹록지 않다. 10월 공개한 2024 회계연도 4분기(7~9월) 미국 동일 매장 매출은 전년 대비 6% 줄어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연 매출은 361억달러로 전년 대비 1% 증가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8% 줄어든 54억달러를 기록했다. 니콜 신임 CEO는 ‘스타벅스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하며 서비스 대기 시간을 단축하고 패스트푸드점과 같은 이미지를 없애는 정책을 추진했지만 고객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
4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2025 회계연도 실적 전망을 중단하기도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5 회계연도 매출은 올해보다 3%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벅스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 큰 시장인 중국에서 현지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4분기 중국 동일 매장 매출은 14% 급감했다. 대표적인 경쟁사는 중국 토종 브랜드 루이싱 커피로, 2021년 스타벅스 매장 수를 제쳐 현재 중국 본토 매장 수가 스타벅스의 세 배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 이후 미·중 무역분쟁이 확대되면 중국 소비자의 미국 브랜드에 대한 반감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