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상장사 프로티아가 한 번에 100종이 넘는 알레르기를 동시에 진단하는 기술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생산기지도 마련할 계획이다. 제품 다각화 등으로 4년 뒤 매출 1000억원의 진단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192종 검사 제품, 내년 초 허가
임국진 프로티아 대표는 최근 “주력 제품인 인체용 알레르기 다중 진단 키트 ‘알러지Q’의 생산공장을 인도에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내년에 인도 법인을 세우고 인력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알러지Q는 식품, 꽃가루, 곰팡이류 등 알레르기 128종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제품이다. 20종 안팎인 해외 경쟁 제품을 압도한다. 기존 알레르기 검사에선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등이나 팔다리에 발라 두드러기 반응을 보는 ‘피부 반응법’이 주로 쓰였다. 하지만 검사할 수 있는 알레르기 종류가 제한되고, 환자의 고통을 유발하는 단점이 있었다.
프로티아는 자체 개발한 병렬식 라인형 배열(PLA)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물질을 동시에 측정하는 알러지Q를 만들었다. 처음엔 64종 동시 진단이 가능했는데 이를 96종, 128종으로 늘렸다. LG화학(옛 LG생명과학)에서 20여 년간 근무하며 진단 및 백신 연구를 총괄한 임 대표의 작품이다.
임 대표는 최근 192종까지 검사 가능한 신제품 개발을 마쳤다. 내년 초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가 나올 전망이다. 임 대표는 “신제품에는 세계 최초로 약물 알레르기 테스트를 추가했다”고 했다. ○유럽·중동·동남아시아 공략프로티아는 지난해 82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30%가량이 수출이었다. 주요 수출국은 러시아다. 임 대표는 “2021년부터 알러지Q를 러시아에 수출했다”며 “서유럽 경쟁 제품보다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중동에는 맞춤형 제품도 개발해 지난 7월부터 수출하고 있다. 그는 “낙타 털, 대추야자 등 중동 지역에 특화한 아이템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클리아랩(미국실험실표준인증 연구실) 두 군데에 알러지Q를 공급 중이다. 미국 클리아 인증을 받은 실험실에서는 별도의 미 식품의약국(FDA) 인증 없이도 자체 진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임 대표는 “클리아랩과 협력해 데이터를 쌓은 뒤 FDA 허가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물 진단 사업도 확장제품 포트폴리오도 꾸준히 확장 중이다. 대표적인 게 동물 알레르기 진단 제품이다. 최근에는 미국, 스페인 수의사들의 요청을 받아 개, 고양이에 이어 말 알레르기 진단 제품도 개발해 내년 초 출시할 계획이다.
항생제 감수성 검사도 프로티아가 노리는 시장이다. 혈액 속 균이 있는 환자에게 어떤 항생제가 제일 효과적일지 빠르게 찾아주는 검사다. 기존 항생제 감수성 검사는 균을 배양한 뒤 특정 항생제와 섞어보고 내성 여부를 판단하는 반면 내년 초 출시하는 프로티아 제품은 전기 센서 위에 균을 올려놓고 4~8시간 안에 빠르게 판별해 준다.
프로티아는 국내 공장 증설에 이어 해외 공장 건설에 나선다. 임 대표는 “내년 하반기 인도에 공장을 지을 예정”이라며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해 수출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