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던 민간참여 공공주택…불황 속 대형사도 뛰어든다

입력 2024-12-24 18:02
수정 2024-12-25 01:13
한때 건설사가 외면했던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공공 공사비 인상 계획을 잇달아 발표한 데다 미분양 우려가 적은 게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업계에선 침체한 건설경기 속에서 민간참여사업을 두고 건설사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행한 경기 ‘평택고덕 A-56블록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 민간사업자 공모’에서 대우건설 컨소시엄(동부건설·우미건설·흥한주택종합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대지 6만8783㎡에 지상 최고 25층, 1499가구(전용면적 60㎡ 이하)로 조성될 예정이다. 민간 추정 사업비만 4012억원에 달한다. 모든 가구가 공공주택(뉴홈) 선택형으로 공급될 전망이다.

LH가 공모한 민간참여사업 중 처음으로 제로에너지 4등급, 층간소음 차단 성능 1등급 등 까다로운 기준이 제시됐다. 미분양 우려가 없는 데다 공사비 인상 리스크도 적어 경쟁이 벌어진 것이다.

앞서 경기 남양주 왕숙 S-9블록도 GS건설과 남광토건 컨소시엄이 경쟁을 펼친 끝에 남광토건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뉴홈 나눔형과 통합 공공임대 1511가구가 조성되는 사업이다. 평택고덕 A13·34·35블록(1942가구)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남양주 왕숙S3블록(1258가구)은 극동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민간참여사업은 LH나 지방 도시공사가 땅을 내놓으면 민간 건설사가 자기 브랜드로 아파트를 지어 공급하는 방식이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현장마다 공사비 인상을 두고 갈등을 빚는 등 잡음이 이어졌다.

그러나 정부가 공공 공사비 현실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똑같이 공사비 인상 갈등을 겪는 민간 현장과 달리 공공 공사는 정부가 공사비 현실화를 약속하며 사업 리스크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공사비 산정 기준인 표준품셈과 시장단가 역시 민간이 참여하는 협의회를 통해 조정이 가능해질 예정이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