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활기찬 기운이 가득하기 마련인 연말 시즌이 예년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Z세대 다수가 특별한 계획이 없는 연말을 예고하고, 소버 라이프의 확산으로 과한 음주를 동반한 술자리도 지양하는 모습이다.
‘알바천국’이 Z세대 913명을 대상으로 크리스마스·연말 계획을 조사한 결과 36.1%가 별다른 계획이 없다고 답했으며, 계획이 있는 이들도 ‘집에서 휴식’할 것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특별한 계획이 없는 Z세대에게 그 이유를 묻자 ‘함께 즐길 이가 없어서(36.1%, 복수응답)’란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비용 지출이 부담스러워서(30.9%) ▲일상에 치여 특별한 계획을 세울 여유가 없어서(30.6%) ▲크리스마스 등이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28.5%) 등을 차례로 꼽았다.
연말 계획이 있다고 답한 Z세대도 구체적인 일정으로는 ‘집에서 휴식(32.4%)’하겠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송년 모임, 연말 파티 등 참석(25.2%)’과 ‘외식(24.5%)’ 등이 이었고, ‘연말 시즌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하거나 근무’하겠다는 답변도 22.6%를 차지했다.
연말 시즌 음주 계획에 있어서도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이 절반 가량(46.0%)을 차지했다. 음주 계획이 있다고 답한 Z세대 중에서도 ‘나 홀로 혹은 여럿이 모여 취기가 오를 때까지 음주를 하겠다’는 이들은 22.3%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과한 음주를 지양하고 취하지 않을 정도로만 가볍게 술을 즐기는 ‘소버(sober) 라이프’의 영향으로 풀이되는데, 실제로 응답 Z세대 92.4%가 소버 라이프에 대해 긍정적이라 답변했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가장 큰 이유는 ‘건강’에서 비롯됐다. 절반 이상의 응답자(55.7%)가 ‘건강을 챙기면서 적당히 음주를 즐기고 싶어서’라 답한 것 외에도 ▲맛있는 술을 자율적으로 마실 수 있어서(46.6%) ▲술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줄어들 것 같아서(35.9%) ▲지나친 음주로 인한 범죄 등이 줄어들 것 같아서(21.3%) ▲음주 관련 소비를 줄일 수 있어서(18.4%) 등이 뒤따랐다.
평소에도 음주를 전혀(20.2%), 거의(34.9%) 즐기지 않는 Z세대가 과반을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밀레니얼 세대(51.9%), X세대(47.7%)과 비교해 더 높은 수준이다.
술을 즐기지 않는 Z세대 대부분 술 자체를 좋아하지 않거나(51.7%, 복수응답) 체질상 음주를 잘 하지 못하는(46.5%) 이들이었으나, ‘음주 문화에 큰 관심이 없기 때문(29.0%)’이라는 이유도 있었다.
음주를 즐기는 Z세대 역시 ‘적당히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만(45.1%)’ 마시거나 ‘주위 사람들,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잔만 채우는 편(6.8%)’ 등 과음을 하지 않는 비율이 절반을 차지했으며, 추후 술을 멀리하는 소버 라이프를 실천할 의향이 있다는 이들도 76.3%에 달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