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를 중심으로 사주 앱 이용자 수가 전년 대비 급증하고 있다. 경기 침체 분위기 속 계엄 사태 후 탄핵정국까지 더해지면서 사회경제적 불안이 가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주요 사주 앱 인기 급증
빅데이터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주요 사주 앱의 주간 활성 사용자 수(WAU, iOS+안드로이드, 중복포함)는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이들 앱들은 연말 사용자 수가 점진적으로 늘다 이듬해 첫 주에 연중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이는 사이클을 그린다. 그런데 올해에는 사용자층 자체가 전반적으로 크게 확대됐다.
대표 사주 앱인 점신의 12월 2주차 WAU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늘었다. 또 다른 인기 사주 앱인 포스텔러 WAU는 같은 기간 28% 증가했다.
상승세를 견인한 것은 20대였다. 점신의 20대 WAU는 20%, 포스텔러는 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대 WAU는 점신이 12%, 포스텔러 18% 상승해 20대 다음으로 높았다.
통상 12월에도 3주나 4주차 정도 돼야 상승세를 그리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11월 중순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12월 초부터 상승세가 더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에 사주 앱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경기 악화로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사주 앱들은 광고만 보면 사실상 무료로 운세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젊은 층에게는 '가성비'까지 갖추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점신 앱은 배우 김수현과 박성훈도 애용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계엄 후 '더' 얼어붙은 시장에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1000명에게 내년 경기 전망을 물은 결과 대다수인 60%가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후 고물가가 시작된 후인 2022년 10월 최고치(66%)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 결과 내년 국내 기업 절반, 대기업 60% 이상이 긴축 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2019년 조사 이래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긴축 경영 기조는 대기업(61%)일수록 더 강했다. 대기업도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국 수출이 타격을 입었던 2016년(66.7%)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다.
취업 시장에 진입하는 20대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티드랩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취업준비생 3명 중 2명은 내년 신입 채용 환경이 올해보다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후 경기 전망은 더 안 좋아진 상태다. 한국은행의 1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전월 대비 12.3포인트 급락했다. 한 달 새 낙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지난 2020년 3월(-18.3포인트)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이 지수는 100보다 아래면 소비심리가 비관적인 것으로 해석한다.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으로 인한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사주나 운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다는 것은 경제·사회 미래가 불투명해진 현실을 방증한다"고 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