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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100 지수 연간 리밸런싱 과정에서 테슬라, 메타, 브로드컴 등 3개 기업의 비중이 하향 조정됐다. 올해 기술주 랠리로 급격히 성장하면서 지표의 안정성을 위해 기술적으로 조정한 것이다. 반면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벡 등 빅테크 기업의 비중은 상향 조정됐다. ◆나스닥100 지수 리밸런싱24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나스닥100 지수 내 브로드컴의 비중은 6.3%에서 4.4%로, 테슬라는 4.9%에서 3.9%로, 메타는 4.9%에서 3.3%로 축소됐다. 반면 애플의 비중은 9.2%에서 9.8%로, 엔비디아는 7.9%에서 8.4%로 증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의 비중도 소폭 올랐다.
나스닥100 지수는 원칙적으로는 각 기업의 시가총액에 따라 비중을 결정하지만, 특정 기업의 비중이 일정 기준을 초과할 경우 자동으로 리밸런싱한다. 스티브 소스닉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수석 전략가는 “대형 기술주의 급성장이 지수 내 다른 기업들과의 불균형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애플과 대형 테크 기업들에 반도체 칩을 공급하는 브로드컴은 인공지능(AI) 수요 증가 전망에 힘입어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453조 6000억원)을 돌파했다. 테슬라도 올해 들어 주가가 75% 이상 급등했다.
이번 리밸런싱은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ETF에도 영향을 미쳤다. 나스닥100 지수를 기반으로 한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QQQ)와 인베스코 나스닥100 ETF(QQQM) 등이 보유 비중을 조정하게 됐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나스닥100 지수 또는 변형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상품(ETP)은 200개 이상으로 약 5400억 달러(약 784조 9440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아타나시오스 사로파기스는 “지수 제공업체의 시장 영향력이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 “ETF와 패시브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이 지수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4조 달러 기업’ 앞둔 애플한편 이날 로이터는 애플의 강세를 주목했다. 애플이 AI 기술 도입과 아이폰 판매 회복 기대 심리에 따라 기업가치 4조 달러(약 5814조 800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애플은 최근 주가가 약 16%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5000억 달러(약 726조 8500억원)가량 증가해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세계 최대 시가총액 기업으로 자리 매김했다.
톰 포르테 맥심 그룹 연구원은 “AI 기술에 대한 시장의 열광과 아이폰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가 애플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미국 기업 중 최초로 1조 달러, 2조 달러 이정표를 달성한 데 이어 이번 4조 달러 기업가치에 한 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은 최근 오픈AI의 챗GPT를 자사 기기에 통합하고, 자사의 앱 전반에 생성형 AI 기술을 확대 적용하며 AI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애플이 AI를 통해 침체된 아이폰 수요를 부활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애플은 AI 전략을 내놓는 데 있어 느리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애플은 올해 1분기 매출이 ‘한 자릿수 중반 이하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며 아이폰 16 시리즈의 모멘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차세대 아이폰 시리즈의 성공 가능성을 주목하며, 2025년부터 매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플은 미국과 중국 간 관세 문제에서도 리스크가 있지만, 면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에릭 우드링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맥, 아이패드 등 주요 제품은 중국 관세 부과를 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