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죽쒔는데…기술株 덕에 '최고 성적표' 받은 이 나라

입력 2024-12-23 22:55
수정 2024-12-23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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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AI붐으로 기술 주식이 상승하면서 대만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정치 불안이 겹친 한국이 가장 부진했다.

2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대만은 이 날 기준으로 타이엑스 지수가 28.85%상승해 이 지역에서 가장 크게 올랐다. 홍콩 항셍 지수는 16.63%로 2위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은 연말에 마이너스 영역으로 들어선 유일한 아시아 국가이다. 코스피 지수는 23일 기준으로 올해초보다 8.03% 하락했다.


특히 대만 시장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AI 수요에 힘입어 올해 82.12% 급등했다. 애플의 공급업체인 폭스콘도 77.51% 향상됐다.

DBS 은행은 내년에 AI 데이터 센터와 서버에 대한 수요가 완화되더라도 AI 기반 휴대전화, PC와 기타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DBS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통상 30개월 동안 확장 주기가 지속된다고 언급했다. 이번 확장 주기는 2023년 9월에 시작돼 2025년 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술 주식은 그러나 한국을 구하지는 못했다. 한국은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관세 우려와 계엄령 선포에 따른 정치적 불안이 불확실성을 더하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이스트스프링 인베스트먼트의 주식 부문 책임자인 폴 킴은 2025년 전망에서 미국과 중국이 한국의 수출 주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계엄령 선포로 부각된 정치 불안도 글로벌 투자자들의 회피 심리를 부추겼다. 모닝스타의 아시아 주식 리서치 디렉터인 로레인 탠은 ”정치 지도자 교체 기간이 길어질수록 투자자들이 떠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프린시펄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 조지 마리스는 “2025년에 아시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두 가지 주요 분야는 트럼프의 임기 시작과 중국의 경제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무라 증권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2025년 아시아 성장과 인플레이션 전망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초 관세와 무역 장벽이 높아지면 아시아의 수출이 약화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증가하고 기업 투자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MFS 투자운용의 기관 채권 포트폴리오 관리자인 프리다 테이는 “무역 의존 경제는 관세로 인해 무역 흐름이 감소하면 성장에 하향 압력을 가한다”고 말했다.

노무라는 2025년에 금리가 높아지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아시아 국가들이 더 긴축된 글로벌 금융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 호주, 한국, 인도네시아처럼 외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 국가들은 2025년에 통화 정책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통화 완화 정책은 일반적으로 국가 통화를 약화시켜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수출을 늘려 성장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일본과 말레이시아처럼 ”강력한 성장, 높은 인플레이션, 수용적 통화 여건”을 갖춘 국가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 분석가들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강력한 AI 수요와 수출 선행 투자로 1분기에는 어느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트럼프 임기가 시작되고, 중국의 생산 과잉, 반도체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2분기부터는 어려운 시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처럼 내수 완충력이 강한 곳은 성장세가 더 좋아지는 반면, 한국과 인도, 태국은 역풍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