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지하철에서 잠들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에게 불을 붙여 사망에 이르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2일(현지시간) CNN과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경 미 뉴욕 코니 아일랜드-스틸웰 애비뉴역에서 한 남성이 종착지에 정차 중인 열차 안에서 라이터로 여성 승객의 옷에 불을 붙여 살해했다.
뉴욕 경찰국의 제시카 티쉬 국장은 "용의자가 라이터를 사용해 피해자의 옷과 담요에 불을 붙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옷은 몇 초 만에 완전히 불길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범행 이후 플랫폼으로 나간 벤치에 앉아 한참 동안 피해자가 불에 타고 있는 모습을 지켜봤다. 경찰이 여성 승객의 몸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보기까지 했다.
용의자는 이후 후드를 눌러쓴 채 현장을 벗어났다. 용의자의 모습은 CCTV와 경찰관들의 보디캠에 찍혔다.
뉴욕 경찰(NYPD)은 영상에 담긴 용의자의 모습을 공개하고 1만달러(약 1500만원)의 보상금을 걸고 수배에 나섰다. 이후 세 명의 고등학생이 또 다른 지하철 안에서 용의자를 알아보고 신고한 덕에 범행 후 8시간 만에 검거가 이뤄졌다. 검거 당시 용의자 주머니에는 범행에 쓰인 라이터가 남아 있었다.
뉴욕 경찰은 "용의자는 과테말라 출신의 이주민인 세바스찬 자페타로, 2018년 6월 애리조나에서 국경 순찰대원에 의해 구금된 이력이 있었다"면서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가 잠들어있었는지 100%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정확한 상태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공격이 시작됐을 때 용의자에게 어떤 대응도 하지 못했다. 두 사람이 서로 안면이 있던 사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제시카 티쉬 국장은 "한 사람이 인간에게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타락한 범죄 중 하나"라고 맹비난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