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목에도 "안 팔릴 것"…꽁꽁 얼어붙은 '태블릿 PC'

입력 2024-12-23 13:53
수정 2024-12-23 13:54
국내 태블릿 PC 시장이 수요 부진으로 정체된 모습을 나타냈다. 판매량은 소폭 증가한 데 그쳤고 판매금액은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연말 대목에도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올 1~10월 국내 태블릿 PC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판매금액으로 보면 같은 기간 오히려 4% 감소했다.

Gfk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며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2023년 이후 2024년은 소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기존 시장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자들 지갑엔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대용량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256GB가 넘는 태블릿 PC 제품이 전체 판매량 가운데 25%를 차지한 것.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따라 128GB 이상 제품 판매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45%에서 올해 61%로 확대됐다.

저가형 제품 판매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60만원 미만 제품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2% 증가하면서 전체 시장 성장폭을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에서도 40만원 이상, 60망눤 미만 중저가형 제품 판매량이 49% 늘었다. 판매량 점유율은 12%에서 18%로 확대됐다.

이는 소비가 계속해서 위축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비용 효율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80만원 이상 중고가 제품 중심으로 판매 비중이 증가한 지난해와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유소정 Gfk 마켓 인텔리전스 IT 담당자는 "연말 시즌의 긍정적인 기회 요인에도 지속되는 인플레이션과 확대된 정치적 불확실성이 소비 심리에 영향을 미쳐 연말 시장은 정체 또는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러한 시장 환경 속에서 브랜드들은 실질적인 구매 동기를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며 "보급형 제품군 확대로 접근성을 높이고 연말 시즌과 신학기 등 주요 특수기에 집중된 프로모션으로 시장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