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혹한기…스푼랩스·딥엑스 1000억대 유치

입력 2024-12-23 16:02
수정 2024-12-23 16:04

올해 가장 큰 금액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국내 스타트업은 콘텐츠 플랫폼 회사인 스푼랩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크래프톤으로부터 1200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크래프톤이 그동안 진행한 비연관 다각화 투자 중 최대 규모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인 딥엑스(1100억원), 지식재산권(IP) 거래 플랫폼 PIP랩스(스토리프로토콜)도 투자 혹한기에 큰 투자를 유치해 주목받았다.○스푼랩스·딥엑스 ‘잭팟’ 23일 벤처투자 분석 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대형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의 업종은 플랫폼, 반도체, 발전사업, 서비스 로봇 등 다양한 것으로 확인됐다. 크래프톤이 1200억원을 쏜 스푼랩스는 오디오 플랫폼 ‘스푼’과 숏폼 드라마 플랫폼 ‘비글루’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다.

크래프톤은 스푼랩스의 안정적인 플랫폼 기술력과 글로벌 서비스 성공 경험을 높이 샀다. 숏폼 드라마 시장의 성장 가능성, 새로운 IP 확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에 주목해 투자를 결정했다. 현재 숏폼 드라마 시장은 7조 원 규모의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미국과 일본 등 대륙별 주요 국가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딥엑스는 11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받았다. 딥엑스는 각종 전자기기에 탑재해 연산 능력을 부여하거나 기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현대기아차 로보틱스랩, 포스코DX 등의 고객사와 양산 제품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로봇, 가전,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카메라, 사물인공지능, 공장자동화, AI 서버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있어 성장성이 높다.

블록체인 기반 지식재산권(IP) 스타트업 PIP랩스도 8000만달러(약 1070억원)의 투자를 받아 주목받았다.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 앤드리슨호로위츠(a16z) 주도로 폴리체인캐피털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PIP랩스가 개발한 스토리는 창작자들이 자신의 IP를 보호하고 수익을 창출하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IP에 대한 소유권과 라이선스를 메타데이터 형태로 삽입, 복잡한 법적 절차 없이도 창작자들이 수익을 분배받을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블랙록·알리바바도 K기업에 투자재생에너지 발전기업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BEP)는 최대주주인 블랙록으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블랙록이 BEP에 단행한 네 번째 투자다. BEP는 태양광 발전소를 직접 개발하거나 인수해서 장기간 보유·운영한다. 전국 300개 이상의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 및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재생에너지 구매를 원하는 국내 주요 기업에 판매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으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에이블리코퍼레이션에도 시선이 집중됐다. 회사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 남성 패션 전문몰 4910, 일본 패션몰 아무드 등을 운영한다. 에이블리가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 받은 것은 처음이다. 이번 투자로 알리바바는 5% 안팎의 지분을 획득했다고 알려졌다.

반도체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개발 스타트업 파네시아도 800억원 규모의 시리즈A투자를 유치했다. 파네시아는 2022년 당시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였던 정명수 대표가 설립했다.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는 지난 3월 LG전자로부터 6000만 달러(80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받았다.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에 대한 추가 투자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