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10억 떨어졌다"…강남 집주인들 '비명'

입력 2024-12-23 07:04
수정 2024-12-23 07:34

서울 집값이 심상치 않은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외곽지역에선 하락 전환을 한 곳이 다수고, 강남권 역시 한 달 새 10억 원이 빠지는 등 침체를 피해 가지 못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셋째 주(1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1% 오르며 39주 연속 상승했다. 다만 상승 폭은 전주(0.02%)보다 줄었다. 이는 하락 전환한 자치구가 늘어난 영향이다.

이번 주 동대문구, 도봉구, 은평구, 구로구, 금천구, 동작구, 강동구 등 7곳이 하락으로 돌아섰다. 중구와 중랑구, 강북구, 노원구, 관악구는 보합세를 나타냈다.

현장에서는 하락 거래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노원구 중계동 중앙하이츠 전용면적 84㎡는 지난 12일 직전 거래가(7억 원) 대비 1억 1000만 원 하락한 5억 9000만 원에 거래됐다. 강남권 역시 무풍지대는 아니다. 강남구 청담동 건영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4일 25억 원에 거래됐는데, 직전 달 최고가(35억 원)에 비해 10억 원 하락했다.

서초동 삼풍아파트는 전용 79㎡가 지난 13일 22억 9000만 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직전 거래가 대비 3억 원가량 빠진 금액이다. 강동구 성내동 성내올림픽파크한양수자인 전용 59㎡의 경우 종전 최고가 대비 7억 원(51%) 내린 6억 6000만 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서울이 조정 장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그간 집값이 짧은 기간 내 올랐고, 조정을 거쳐야 하는 단계였다"며 "그런 상황에서 계엄 등으로 인해서 조금 더 빨리 조정이 찾아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시적 조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심형석 미국 IAU 부동산학과 교수(우대빵연구소장)는 "탄핵 정국에 따른 단기적인 영향으로 봐야 한다. 지금은 매매뿐만 아니라 전·월세도 잘 안 나가는 분위기"라며 "예전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2~3개월 정도 영향을 받았는데, 현재도 그 정도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