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내놓은 매물이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좀처럼 팔리지 않고 있다. 매각 직전까지 갔지만 자금시장이 경색되며 인수 희망자가 자금을 모으지 못한 사례도 있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연말 목표한 롯데호텔시애틀 매각이 최종 불발됐다. 올초부터 매각을 위해 주관사를 선정하고 시장 수요를 확인했지만 여의찮았다.
이 호텔은 2019년 개관 직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며 어려움에 빠졌다. 재택근무로 유동인구가 줄었고 시애틀 치안이 나빠지며 호텔 이용객이 급감했다.
롯데는 손실을 감내해야 매각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업황이 개선된 이후 다시 매각을 시도하기로 했다. 연말 만기를 앞두고 있던 투자 펀드는 1년 연장됐다. 이 펀드는 하나증권과 호텔롯데가 7 대 3 비율로 1억7500만달러(약 2500억원)를 투입해 2019년 조성했다.
롯데호텔시애틀은 롯데가 미국(미국령 포함)에 세운 세 번째 호텔이다. 2015년 맨해튼의 뉴욕팰리스호텔을 시작으로 2019년 롯데호텔괌, 롯데호텔시애틀 등을 개관했다.
카카오의 골프사업 운영 계열사인 카카오VX는 최근 매각이 엎어졌다. 작년부터 매각이 추진돼온 이 회사는 지난 8월 국내 벤처캐피털(VC) 업체인 뮤렉스파트너스를 어렵게 새 주인으로 낙점했으나 최근 협상이 결렬됐다.
뮤렉스는 카카오VX 최대주주인 카카오게임즈 보유 지분 대부분과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보유한 지분을 합친 50%가량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기로 하고 8월 매각 측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회사 가치는 3000억원으로 봤다. 인수 의지는 강했지만 자금을 대줄 기관투자가들이 발을 빼면서 자금 모집에 실패했다. 이들은 골프 업황 침체로 회사 성장세가 꺾이기 시작한 점을 우려했다. 골프 붐이 인 2022년과 비교하면 카카오VX의 매출은 1777억원에서 지난해 1471억원으로 줄었고, 163억원에 달하던 영업이익은 77억원 적자 전환했다.
카카오VX는 주력 사업인 스크린골프와 골프장 세라지오GC 위탁 운영은 유지하되 블록체인, 헬스케어, 골프용품 사업은 정리하기로 했다.
하지은/류병화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