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 테일러 공장, 2나노 최선단 공정 승부수

입력 2024-12-22 18:26
수정 2024-12-23 00:57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을 최선단 공정인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중심으로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첨단 패키징 공정을 뒤로하고, 2㎚ 이상 공정에 집중해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와의 기술력 격차를 좁힌다는 구상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0일 반도체지원법에 따라 삼성전자에 최대 47억4500만달러(약 6조8800억원)를 직접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테일러시에 대규모 반도체 시설 투자를 한 데 따른 보조금이다.

보조금 규모는 지난 4월 체결한 예비거래각서(PMT)에서 명시한 64억달러보다 17억달러(26%) 줄었다. 삼성전자의 투자 규모가 PMT 체결 당시 총 450억달러(약 64조5200억원)에서 370억달러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전체 투자 금액 대비 보조금 비중은 12.8%로 TSMC(10.2%), 인텔(7.8%), 마이크론(4.9%) 등에 비해 높은 편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2030년까지 4㎚, 2㎚ 파운드리 공장 두 곳과 첨단기술 연구개발(R&D) 시설, 3D 고대역폭메모리(HBM)와 2.5D 패키징을 위한 첨단 패키징 시설을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을 감안해 첨단 패키징 시설 투자를 보류하고 2㎚ 이상 파운드리 공장 2개와 R&D 시설 등 총 3개 공장만 건설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2㎚ 이상 공정에 집중하기로 한 건 엔비디아, AMD 등 글로벌 고객사들의 최선단 공정 수요가 늘어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사령탑으로 선임된 한진만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이 9일 임직원에게 보낸 첫 메시지에서 사업 재건을 위해 “2나노 공정의 빠른 ‘램프업’(ramp up·생산량 확대)”을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